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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모' 정해인, 느리지만 꾸준한 행보 "작품으로 소통하고 싶다"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정해인(29)이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데뷔 1년차였던 지난 2015년에 찍은 ‘역모-반란의 시대’(감독 김홍선)에선 그간 보여줬던 부드러운 밀크남 이미지가 아니라 화끈한 액션을 장착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봉을 앞둔 쌀쌀한 늦가을의 어느 날, 삼청동 한 카페에서 정해인을 만났다. “아직도 인터뷰는 어색하다”고 말했지만,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는 모습에서 ‘착한 남자’의 면모가 물씬 묻어났다.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는 조선시대 영조 4년에 일어났던 이인좌의 난을 소재로 한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하룻밤, 왕을 지키려는 조선 최고의 검 김호(정해인)와 왕을 제거하고 새로운 세상을 세우려는 이인좌(김지훈)와 그 일당들의 대결을 그린 무협 액션영화다. 정해인은 스크린 속, 자신의 2년 반 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미묘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2015년에 찍은 ‘역모-반란의 시대’를 2017년에 보는 게 참 느낌 묘하더라고요. 지금과 비교해 봤을 때 물론 나아진 부분도 많지만, 그 당시가 더 괜찮았던 부분도 있어서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는 고민하지 않고 과감하고 거칠게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것저것 고민하고 계산하는 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더라고요.”

 

2015년은 정해인이 갓 데뷔한 ‘생 초짜’ 시기다. 인지도는 물론, 실력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상업영화 주인공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 캐스팅에 대해서 아직 본인도 의문을 품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나중에 김홍선 감독님 만나면 여쭤보고 싶어요. 왜 캐스팅을 하셨는지...(웃음) 그냥 대본을 받고서 읽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만나자는 연락을 주셨어요. 편하게 이야기나 하자시면서요. 그래서 제가 가진 연기관이나 가치관을 말씀 드렸는데, 그게 조금 마음에 드셨던 것 같아요. 김호라는 역할 자체가 내면은 상남자잖아요. 제 내면에서 마초기질을 발견하신 게 아닐까요. 어쨌든 지금 돌아보면 1년 차 신인에게 말도 안 되는 기회였죠. 감독님도 정말 모험하신 거라고 생각해요.”
 


그 말대로 ‘역모-반란의 시대’에서 정해인은 ‘리얼’ 상남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시종일관 유려하게 펼쳐지는 액션신은 꽤 고생스러웠지만, 그래도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 해보고 싶어 하는 무협액션의 매력이기에 유쾌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사실 액션을 찍는다는 것 자체가 남자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거잖아요. 참 즐거웠죠. 물론 힘들었지만요...(웃음) 저희가 와이어를 거의 안 쓰고 촬영을 해서,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2달 넘게 쓴 것 같아요. 선배님들하고 액션스쿨에서 함께 연습하고,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촬영 전에 미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액션인 만큼 그는 ‘역모-반란의 시대’ 촬영 내내 부상을 달고 살았다. 무척 낯설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고생했던 당시를 되돌아 봤다.

“아무래도 부족했죠. 쌩초짜였으니까요. 짧은 35회차 촬영 중에 다 끝내야만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유독 더 기억에 남는 신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옥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초반부 액션이 가장 인상 깊은데요. 거의 탈진할 만큼 했던 기억이 나요. 타박상이나 염좌를 달고 살았던 기억이 있어요. 손등도 찢어져서 참으면서 연기를 했었는데, 이상하게 촬영 때는 안 아프다가, 숙소 가서 좀 쉬어볼라치면 아프더라고요.”

 


정해인은 최근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경찰 한우탁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그는 조금씩 늘어나는 팬들을 보고 있노라면 뿌듯함은 물론,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열심히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에게 있어 팬이라는 존재는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동력인 셈이다.

“사실 계속 촬영을 하고 있어서 밖에 돌아다닐 일은 별로 없어서 피부로 와닿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실감을 못하고 있다가, 어느 날 친구들이 갑자기 연락 와서 ‘야 내 동생이 네 팬이라는데 사인 좀 해 줘’하니까 그때서야 조금 실감이 나더군요.(웃음) 아! 또 SNS 팔로어 늘 때도요. 조금 민망하지만, 제게도 팬카페가 있어요. 아직은 굉장히 소수정예지만 이 규모가 조금씩 늘어나는 점도 감사하네요.”

 

정해인은 이제 꼬박 데뷔한지 3년 차, 아직도 신인 배우의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나이로 벌써 서른이다. 지난 시간 쉬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오면서 지금에까지 이르렀지만, 비교적 늦게 데뷔한 편이기에 어느 정도는 불안함이 있을 것 같았다.

“불안하죠. 근데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청년들 중에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리고 저도 사실 보통 남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를 생각해 봤을 때는 적당히 데뷔한 편이에요. 물론 조금 느린편이고, 아직 인기배우가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전 이미 20대 초반에 군생활을 다 마치고 나왔기 때문에.(웃음) 이제는 소처럼 열심히 할 일만 남았지요. 저보다 먼저 시작한 분들을 조금이라도 따라가려면 지금 뛰어야만 하는 것 같아요.”

 


정해인에게 2017년, 서른 살의 의미는 꽤 남다르다.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 정해인으로서도 깊은 성숙을 이뤄낸 해다.

“정말정말 의미 있는 한 해였지요. 첫 주연 영화를 개봉하면서 팬분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기도 했고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행복한 드라마도 했고, 정말 제게 큰 의미가 있어요. 열심히 하면서도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랄까요. 다만 아쉬운 건 가족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다는 거예요. 일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이기적이 된 것 같아요. 가족은 절 바라봐 줬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만 30살이 되기 전에는 꼭 가족과 여행을 가고 싶어요.”

 

그리고 이어 서른 이후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예측과 기대도 전했다. 무엇보다도 연기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른 이후에는 일단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계속 꾸준히 더 좋은 영화, 드라마로 인사를 드리고 싶으니까요. 그러려면 건강이 최고 아닌가요?(웃음) 그리고 아직 4년 차 배우인데,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아요. 그래서 저는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것보다, 꾸준히 걸어가는 것. 그게 제 연기인생 첫째 목표입니다.”

 

사진=스톰픽처스코리아 제공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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