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국내 극장계가 침체돼 있는 가운데 애니메이션의 활약이 눈에 띈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올해 유이한 100만 돌파 영화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두 영화의 흥행을 통해 소위 ‘덕질’이라고 불리는 마니아층의 엄청난 영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진='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포스터

지난 1월 27일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지난 6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누적 관객수 101만5616명을 기록했다. 이는 ‘소울’에 이어 2021년 두 번째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으로 이름 올렸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지난 2월 21일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에 선보인 ‘귀멸의 칼날’ TV판 시즌1과 이어지는 스토리로, 극장판 개봉과 TV판 공개가 서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귀멸의 칼날’ 마니아가 생겼고 극장판을 관람했던 관객들은 TV로, TV판 시청자는 극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IMAX, 4D 등 다양한 포맷 상영도 흥행에 한몫 했다.

사진='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스틸컷

일본 불매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극장판 귀멸의 칼날’의 인기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귀멸의 칼날’이 TV 2기 유곽편 제작을 확정하면서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영화 개봉 당일 CGV 데이터 전략팀이 관객을 분석한 결과 4DX를 관람한 관객 중에서 10대와 20대가 약 70%를 차지했다. 각 캐릭터별 맞춤형 시그니처 효과를 즐기려는 젊은층 사이에서 4DX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남성 비중이 40% 정도를 차지하는데 '극장판 귀멸의 칼날'은 53.5%로 여성 관객 비중을 앞질렀다.

신생 배급사로 첫 1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낸 워터홀컴퍼니의 최승호 이사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성공 과정에는 극장가 뿐만 아니라 출판 만화, 기존 시리즈의 재확산을 맞이한 OTT, 다양한 MD 시장 확대 등, 콘텐츠 업계 전체의 시너지가 마주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객 반응 확장의 중심에 여전히 극장이라는 허브가 있다는 것이 의미 깊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소울’은 지난 1월 20일 개봉해 8일 현재 196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첫 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음악상 등 2관왕에 오르며 최고의 애니메이션임을 입증해 관객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여기에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지명도 유력한 상황이라 시상식이 열리는 4월까지 ‘소울’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이 작화와 액션, 캐릭터로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층을 움직였다면 ‘소울’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토리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특히 취준생, 또는 갓 취업한 2030세대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를 담아 어른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여기에 ‘인사이드 아웃’ ‘업’ ‘코코’ 등 세대를 불문하고 인간애를 다룬 디즈니, 픽사 특유의 콘셉트, 재즈와 일렉트로닉 등 장르 구별없이 다채롭게 울려퍼지는 OST가 ‘소울’의 흥행을 이끌었다.

‘소울’ ‘극장판 귀멸의 칼날’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애니메이션 영화는 누가 될지, 올해 애니메이션 영화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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