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파이터’가 3월 18일 개봉을 앞두고 배우들의 복싱 훈련부터 13회차라는 짧은 프로덕션 기간과 다큐적인 기법의 촬영에 관한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사진='파이터' 스틸컷

‘파이터’는 복싱을 통해 자신의 삶과 처음 직면해 비로소 삶의 동력을 얻게 된 진아(임성미)의 성장의 시간을 담은 작품이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올해의 배우상 등 2관왕을 거머쥐고 올해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으며 화제를 모은 ‘파이터’가 개봉을 앞두고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다.

‘파이터’는 국내에선 보기 드물었던 여성 스포츠 선수와 복싱 소재의 성장 드라마로, 짧은 프리 프로덕션 기간에도 불구하고 임성미는 연기와 운동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임성미는 인터뷰를 통해 “진아라는 인물이 내게 다가올 수 있도록 복싱 훈련과 언어 훈련을 병행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고 이야기하며 짧았던 한 달 반의 기간 동안 마치 체육인처럼 훈련에 집중했음을 밝힌 바 있다.

임성미는 조깅부터 테이핑, 줄넘기, 스텝 등 반복적인 연습은 물론, 다큐멘터리와 실제 경기 영상을 참고하며 복싱 선수로서의 태도를 습득해 투지 넘치는 진아를 완성했다. ‘독립영화 올해의 얼굴’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빛나는 임성미의 연기에 훈련이 더해져 투박한 진심, 정직한 성장을 그려내고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도전과 희망의 크로스를 선사한다.

복싱 코치 태수 역의 백서빈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촬영 현장에서 배역 이름을 딴 ‘태수 타임’이 존재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13회차라는 촉박한 촬영 기간으로 인해 여유로운 촬영이 불가능했고, 유독 태수가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가 되면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백서빈은 “시간이 부족해서 테이크를 한 번에 가야 한다거나 하는 상황들이 여러 번 겹쳐 일어나서 ‘태수 타임’이라고 불렀다” “오히려 ‘태수 타임’을 통해 더 집중하고 더 배울 수 있었던 거 같다”는 애정 어린 인터뷰를 남겼다.

사진='파이터' 스틸컷

‘파이터’는 프로덕션은 물론 캐스팅이나 로케이션 헌팅, 기술적 미팅을 제외하면 프리 프로덕션도 최소화했다. 모든 씬들은 콘티 없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윤재호 감독은 서로 연결해야 할 씬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초반부에는 체육관 장면을 시간 순서로 촬영했고 감정을 잘 잡기 위해서 순차적인 촬영을 진행했다. 특히 감정선의 굴곡이 많은 만큼 중요한 장면은 두 가지 버전으로 찍는 등 노련한 연출이 돋보인다.

극영화지만 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 하는 사실적이고 거친 촬영 기법도 눈에 띈다. 스포츠인 복싱 촬영은 고난도로 손꼽히며 많은 준비 시간을 요한다. 하지만 촉박한 촬영 기간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윤재호 감독은 다큐적인 촬영 기법을 활용해 거칠고 생동감 넘치는 영상미를 탄생시켰다.

배우들은 한 컷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촬영은 정해진 시간 안에 논스톱으로 찍은 것이다. 두어 번의 롱테이크 촬영 후 편집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단편영화 작업부터 현재까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작업을 줄곧 병행해온 한국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행보의 시네아스트 윤재호이기에 가능했다. 복싱 장면 이외에는 스토리, 인물의 감정에 더 중점을 두어 얼굴에서 보여지는 디테일, 목소리의 감정 톤을 완벽히 담아내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도전과 희망의 크로스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는 영화 ‘파이터’는 3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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