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4년 연속 KBO 홈런왕에 올랐던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국내 프로야구는 홈런왕 전국시대가 열렸다. 아직 팀 당 40경기도 치르지 않은 초반이지만 치열한 홈런 레이스가 이어져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두산 김재환, LG 히메네스가 선두 그룹을 형성했고 뒤를 쫓는 추격자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두산 김재환

데뷔 9년 차에 연봉 5000만원을 받는 중고 유망주 김재환의 활약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드디어 잠재됐던 장타력을 폭발시키며 홈런 11개로 LG 히메네스와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17일 기준) 7.5타수 당 홈런 1개씩 치고 있는 그는 이 기세라면 지난해 박병호의 53홈런을 뛰어넘어 60홈런까지 가능하다.

더 고무적인 것은 그가 넓기로 유명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의 타자라는 것. 그 동안 1998년 OB(두산의 전신) 베어스의 타이론 우즈가 홈런왕(42개)에 오른 이후 모두 규모가 작은 구장 소속 선수들이 1위에 올랐다. 김재환이 이 기세를 몰아 홈런왕에 등극한다면 18년 만에 잠실 출신 홈런왕에 오르게 된다.

 

LG 히메네스

두산 김재환과 함께 홈런 11개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의 히메네스는 지난해 70경기 11홈런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33경기 만에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해 상승세를 탔다. 이는 평소에 한국 노래를 입에 달고 사는 히메네스가 팀 분위기에 잘 융화돼 성공적으로 적응을 마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보다 월등히 좋아진 변화구 대처 능력을 선보여 LG의 4번타자로 우뚝 섰다.

 

 

삼성 최형우

2011년 홈런왕(31개) 출신 최형우가 올 시즌 4년 연속 박병호에게 내줬던 홈런왕 타이틀에 또 한 번 도전한다. 현재까지 선두 그룹에 1개 뒤진 홈런 10개를 기록하며 단독 3위에 올라있다.

최형우의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다. 2014년과 2015년 비록 홈런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클린업 트리오를 든든히 지켜준 바 있다. 올 시즌 13.4타석 당 1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 당시 16타석 당 1홈런 페이스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NC 테임즈

2014년 NC 유니폼을 입은 외인 테임즈는 지난 두 시즌 동안 홈런 84개를 생산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도 홈런 9개로 SK 정의윤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라있다. 그가 홈런왕 1순위로 손꼽히는 이유는 지난 시즌 박병호의 유일한 대항마로 무려 47개의 홈런을 몰아친 저력 덕분이다. 비록 시즌 초반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할을 밑돌던 타율이 어느새 0.339까지 올라 남다른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SK 정의윤

친정팀 LG에서 10년 동안 만년 거포 유망주로 통산 31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정의윤이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더니 펄펄 날고 있다. 올 시즌 37경기를 치렀지만 벌써 9개의 홈런을 치고 있어, 지난 시즌 기록했던 커리어하이 14개는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4번 타자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SK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홈런 공동 4위, 타점 단독 1위에 올라 SK 고공행진의 주역이 되고 있다.

 

 

사진출처 = 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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