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민아(권민아·24)는 양파처럼 까면 깔 수록 여러 매력이 나오는 끼쟁이다. 

 

 

벌써 6년차를 맞은 걸그룹 AOA로서 활동할 땐 없어선 안 될 존재감으로 무대를 채우고, 예전부터 꿈이었던 연기를 하면서는 점차 비중 높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예능에선 대선배들 앞에서도 기 죽지 않고, 캘리그라피와 사진·글귀 모으는 취미를 활용해 최근엔 책도 냈다. MBC 드라마 '병원선' 종영을 맞아, 다양한 매력이 있는 민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거제도 

'병원선'을 촬영하며 거제도 빌라에서 4개월간 지냈다. 특히 서로 집이 가까운 정경순, 이한위, 김광규 선배님들과 친해졌다. 쉬는 날마다 밥도 같이 먹고 맥주도 마셨다. '넌 왜 어른들이랑 노니?' 하셨는데, 그제서야 '어, 그러네요' 싶었다. 전혀 불편함 없이 가족처럼 지냈고, 너무 재밌었어서 다른 작품에서도 또 만나뵙고 싶다. 언제 또 대선배님과 이러겠나. 

# 구안와사

4월에 갑자기 왼쪽 팔과 얼굴에 마비가 왔다. 불면증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더라. '이렇게 문제될 정도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지는 않는데?' 싶었는데,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감독님과의 첫 미팅 때까지도 구안와사가 안 나은 상태여서 괴로웠다. 나도 어색한데 보는 사람 눈엔 얼마나 어색했겠나. '몇 주만 시간을 더 주세요' 말씀드리고, 한의원 치료를 받으며 계속 노력해서 보다 나아졌다. 완전히 낫지는 않은 상황에서 촬영을 했는데, 표정 연기에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계속 신경 쓰면 상태가 더 악화될까봐 최대한 내려놓으려 했다. 

# 책 발간 

이번에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는 책을 냈다. 팬들과 소통하는 '엔젤스노트'란 코너가 있는데, 난 캘리그라피를 했다. 따로 배우진 않았는데 엄마가 글씨를 특이하게 쓰시는 걸 따라하다보니 어느새 나름의 특기가 됐다. 출판사에서 내가 이런 활동이나 책,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걸 아시고 감사하게도 먼저 출판을 제의해주셨다. 평소 이동할 때도 글귀가 생각나면 곧바로 기록해두는 편인데, 힘들 때 내가 위로받았던 문장과 사진을 모아 책을 엮어냈다. 평소 말은 많지만 속 감정을 표현하는 편은 아니어서 책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 별은 밤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드라마와 그룹 활동을 병행하던, 굉장히 바쁜 시기에 아버지께서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촬영장과 병원을 계속 오갔다. 당시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잘 한 게 맞을까' 생각도 되고 많이 힘들었다. '남들이 뭐라건 위축되지 말고 너만의 삶을 살라'는 내용의 에세이나 책들을 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 AOA  

AOA는 가족보다도 얘기를 더 많이 나누는 친구들이다. 특히 우리가 연예인 친구가 없는 그룹이라고 하더라. 레슨, 운동도 약속해서 하고, '언니는 이런 이미지가 있으니까 그 연기를 잘 할 것 같다' 식으로 서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자주 말해준다. 쉴 때도 집에서 같이 음식 시켜먹으면서 맥주 한 잔 하는 게 다다. 멤버들과는 나이가 들어 가수활동을 못 하는 시기가 오더라도 함께 일하자고, 몇 년 전부터 얘기하곤 했다. 한 건물에 전세라도 내서 층마다 각자 사업을 하는 거다. 난 옷 쇼핑몰, 누구는 펍, 카페, 식당…. 그러려면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 예능 신예?

(JTBC '아는 형님'에서 출연진에게 기죽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단 말에) 아휴, 감사하다. 낯가림은 심한데 어딜 가도 할 말은 다 하는 편이다. '런닝맨'이나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을 재밌게 봐서, 출연해보고픈 프로그램들이다. 혜정이와 같이 사는데 별로 노출된 게 없다보니,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동상이몽2'도 재밌게 보는데, 결혼한 다음에만 나갈 수 있으니 모니터링만….(웃음) 

 

 

# 비련의 여주인공 

'노트북' '말할 수 없는 비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같은, 행복하면서도 슬픔이 있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평소엔 밝은 이미지인데, 반대로 슬픈 감정신에 도전해보고 싶은 거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것을 연기를 통해 경험하는 게 재밌고 신기하다. 또, 이상형이었던 소지섭 선배님과 같이 연기해보고 싶다. 로맨스 연기 같은 건 감히 현실적으로 어렵고 한번이라도 뵙고 싶다.(웃음)

# 25살 

팬분들이 '반오십'이라고 얘기해준다. 이제서야 비로소 20대가 된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예전에 20살이 됐을 땐, 내가 굉장히 어른이 된 줄 알았다. 10들을 어리게 봤었고. 하지만 이제야 좀 성숙해졌단 생각이 들고, 요즘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 기회 

가수, 연기, 예능, 책…. 기회가 오면 무조건 다 잡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연기할 때는 민아가 아니라 성이 붙은 '권민아'가 된다. 그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질 수 있게 활동을 좀더 열심히 하고 싶다.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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