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6년5개월 만에 인상했다.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함으로써 지난해 6월 이해 17개월간 이어진 사상 최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 저금리 장기화로 급증한 가계부채 증가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1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파장을 정리했다.

 

 

하나. 가계부채는 지난 3년간 362조7000억원(34.3%) 불어나며 3분기 말 1419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늘어나는 가계의 이자 부담은 2조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통계청의 올해 가구추계(1952만가구)를 고려하면 가구당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18만1725원이다.

둘. 은행의 대출금리는 자금조달 비용인 코픽스(COFIX)나 금융채 이율에 금리를 가산해 결정한다. 그동안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올라갈 때 가산금리도 함께 올려 대출금리 인상 폭을 높여왔다. 그 결과 2~3%대이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 고정대출)가 최근에는 5%를 넘어서기도 했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1%포인트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가 각각 8000가구, 2만5000가구 늘어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셋. 대출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한계가구와 영세 자영업자들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분석 자료를 보면, 가계부채가 부실해질 수 있는 위험가구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11.6%에 달하는 126만3000가구다. 자산을 처분해도 빚을 다 못 갚는 고위험가구(한계가구)는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2.9%인 31만5000가구다. 앞으로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부채를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넷. 가계부채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를 억누르고, 그 결과 내수도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시중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1조419조1000억원)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 1341조1515억원에 대한 이자 부담은 2조3000억원가량 늘어난다.

다섯. 하지만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상승행진을 거듭해온 서울 아파트값 등에도 제공이 걸리는 순기능도 기대를 모은다.

여섯. 한은 금리인상은 급속히 진행 중인 원화 강세에도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수출경쟁력에도 부담이 돌아가는 등 파장은 확산될 전망이다.

사진= SBS뉴스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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