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파이터’에서 탈북해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진아(임성미)를 도와주는 건 체육관에서 일하는 태수(백서빈)이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파이터’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다. “진아는 태수를 남자로 느낀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고 한 임성미가 러브 라인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백서빈, 체육관 관장 역의 오광록, 친엄마 역의 이승연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진아가 복싱을 하기로 결심한 이후 코치랑 있는 시간이 제일 많았을 거예요. 영화에 나오지 않는 순간에도 진아는 코치 태수랑 있었겠죠. 자신의 옆에 있어준 태수에게 진아는 감사함을 느꼈을 거예요. 특히 놀이동산 장면에서 기분이 묘했어요. 윤재호 감독님이 카메라 신경 쓰지 말고 커플처럼 즐겁게 놀아라고 하셨는데 저는 쉽게 반응하지 못했죠. 10대 이후 처음으로 놀이동산에 갔거든요. 신기한 느낌이 정말 컸어요.”

“오광록, 이승연 선배님은 저를 묵묵히 뒤에서 받쳐주셨어요. 두 선배님을 보며 많은 걸 배웠죠. 현장에 임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본인 역할을 다 하시면 조용히 퇴장하시고. 그 존재감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나 여기있다’고 뽐내는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자기 역할하고 다른 배우까지 신경쓰는 것. 두 선배님은 베테랑이세요.”

임성미는 한예종 연기과 학사로 졸업했고 2008년 데뷔해 14년간 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서 짧게 등장했지만 봉준호 감독에게 “연기 잘하는 데 못 하는 척 한다”는 찬사를 받았고 이후 구교환, 이옥섭 감독과 ‘연애다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스타트업’에서도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16세 때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원래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죠.(웃음) 연기를 하다보니 다양한 영역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김연아 선수를 보면 연기 정말 잘하시잖아요.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연기가 궁금했어요. 호기심이 생겼죠.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나름 핫하게, 열심히 활동했어요.(웃음) 대학 가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연구했죠. 대학 4년 동안 연기만 생각했어요. 그때가 괴롭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면 치열하게 연기를 공부했던 게 제 필모그래피가 된 것 같아요.”

“한 블로그에 ‘임성미 때문에 연기를 포기했다’는 글이 있는데 제 동기가 쓴 글이에요. 지금은 모델 전향해서 활동하는 친구인데 한예종 시절 배우가 되기 위해 고민이나 오디션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았어요. 친구의 블로그 글이 저한테 힘든 소리하지 말고 연기 잘 하라는 조언 같았어요. 그 친구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였어요. 해외 여행도 잘 가고 과감히 모델로 전향하고. 그 모습이 멋져보였어요. 저는 연기 이외에 다른 걸 도전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제가 바보 같았죠.”

하지만 임성미는 자신도 모르게 계속 도전하고 있다. 2008년 ‘복자’로 데뷔한 후 14년 만에 첫 장편영화 주연을 맡기까지 독립영화, 단편, 드라마, 공연 등 가리지 않고 연기 경험치를 쌓아왔다. 한때 코미디언을 꿈꿨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갔고, 현대 무용도 배운 그가 도전하지 않았다고 말하긴 힘들 것이다. 지난 14년 꾸준히 도전했듯 그의 앞으로의 연기 인생도 도전으로 가득할 것이다.

“최근 들어 무언가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새로운 걸 하는 게 낫잖아요. 소질은 없지만요.(웃음) 올해는 어떻게 보낼지 차차 설계 해야할 것 같아요. 여러 장르에서 다양하게, 활발히 활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렇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생각해보려고요. 일단 관객분들이 ‘파이터’를 보시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요. 그 반응을 볼 때마다 첫사랑을 만나는 느낌이에요. ‘파이터’를 준비했던 것처럼 다음 작품도 잘 준비해서 대중과 소통하고 싶어요.”

사진=인디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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