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독특한 '정주행 문화'가 존재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24억 명을 넘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영화, 시리즈, 예능 등 각종 콘텐츠의 주요 시청 디바이스로 자리 잡은 결과다. 

모바일 기기의 ‘언제 어디서나’라는 강점은 많은 정주행러들을 문밖으로 이끌어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최근 진행한 조사에서 67%의 시청자 즉, 3명 중 2명은 공공장소에서 정주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4개국에서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장거리 이동이나 출퇴근 시에 볼 콘텐츠를 미리 다운받거나 ‘내가 찜한 콘텐츠’에 추가해 이동 시간을 정주행으로 채울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 공공장소 정주행 복지환경 최고

아무리 '정' 많은 한국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옆사람에게 "그거 재밌어요?" "뭐 보세요?" 하며 말을 걸지 않는다. '공공 정주행 중 낯선 사람에게 보고 있는 콘텐츠에 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가'를 묻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23%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한국은 7%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인도는 50%, 즉 2명 중 1 명이 정주행 중 낯선 사람의 질문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눈길을 모은다.

지나친 몰입은 조심

정주행에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면 일상 생활을 포기하는 일도 다분히 일어난다. 잠을 안 자거나 식사를 거르거나 때로는 화장실을 참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공공장소에서 정주행을 할 때에는 특히 다음의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버스나 지하철 등 교통수단에서 정주행에 몰입하다가 목적지를 지나쳐 곤욕을 치룬 경험,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테다. 정주행 몰입으로 내릴 정거장을 지나친 적이 있냐는 질문에 평균 14%의 응답자들이 그렇다고 말한 반면, 한국은 3배에 가까운 30%로 1위를 차지했다. 프로 정주행러라면 이마에 "교대역에서 어깨를 두드려 주시겠습니까?"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미리 알랍앱을 활용하도록 하자. 

공공정주행의 가장 큰 부작용은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정주행에 어깨 넘어 동참하다 스포일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스포일러와 원치 않는 만남을 가지는 이들이 전체 평균 11%이며 한국은 이에 2배 이상에 이르는 24%로 공공 정주행에 의한 스포일러 노출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확인됐다. 어떻게든 스포일러의 위험에 도사리게 되면 눈을 질끈 감거나 과감히 자리를 옮겨 스포일러와 원치 않는 만남을 최소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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