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코끝 시린 겨울이 왔다. 차디찬 바람이 옆구리의 온도를 낮춰 포근한 담요가 필수인 계절이다. 위험천만한 이불 밖에 나서기보다, 이불 속에서 흐뭇한 영화들과 함께 이 겨울을 나보는 건 어떨까. IPTV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골라봤다.

 

 

‣ 러브스토리(1970)

SK Btv 1400원 / KT Olleh tv 1200원

‘러브 스토리’는 세상에 나온지 40년이 훌쩍 넘은 작품이다. 하지만 아직도 ‘겨울’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영화 중 한 편이다. 사랑하는 여인이 불치병에 걸려 절절한 감정을 나누는 게 지금 보면 다소 신파라고 느낄 수 있지만, 새하얀 설경 위를 뛰노는 커플 모습은 로맨스 그 자체다. “사랑이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예요”라는 불후의 명대사와 대표 OST ‘Snow Frolic’을 듣고 있자면, 가슴 속 빈 공간에 낭만이 가득 들어찬다.

 

 

‣ 인사이드 르윈(2013)

SK Btv 1100원 / KT Olleh tv 1200원 / 헬로tv 2000원

‘인사이드 르윈’은 뉴욕의 시린 겨울을 배경으로 꿈 많은 청년 음악가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삭)의 사연을 담는다. 팔리지 않는 솔로앨범, “리드보컬 감은 아니다”라며 좌절만 안겨주는 오디션 등등 점점 꿈을 잃어가는 청춘의 모습과 겨울 배경은 썩 잘 어울린다. 시카고로 향하는 르윈의 발걸음은 제목 그대로 자신의 내면(inside)을 탐구하는 듯해 공감을 산다. 지질한 삶 속, 아픔에 대해 담담히 외치는 “오르부아(또 봐!)”라는 대사에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크리스마스 악몽(1993)

SK Btv 900원 / KT Olleh tv 6500원

크리스마스하면 역시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상상력 마술사’ 팀 버튼 감독의 독창적인 멋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걸 목표로 하는 할로윈타운의 몬스터들이 기쁨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망가뜨릴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시켜나간다. 스토리만 들으면 크리스마스에 어울릴까 싶지만, 그 모습이 알 수 없는 흥을 전달한다. 크리스마스-해골, 양립할 수 없는 듯한 두 단어의 묘한 궁합을 직접 확인해 보자.

 

 

‣ 러브레터(1995)

SK Btv 1400원 / KT Olleh tv 6500원(소장용)

‘러브레터’는 2년 전 설산에서 세상을 떠난 한 남자, 그리고 그를 추억하며 떠올리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편지로써 서로의 감정을 소통하는 두 여인의 사연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조금씩 그리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은 지금까지 많은 영화팬들의 가슴 속에 살아있다. 특히 아름다운 설원에서 소리치는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대사는 관객에게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 철도원(1999)

SK Btv 1400원/ KT Olleh tv 1200원 /TVing 1200원

‘철도원’은 하얀 눈의 멋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평생을 시골 마을의 종착역 호로마이를 지켜온 철도원 오토(타카구라 켄)가 은퇴를 앞두고 겪는 일을 담는다. ‘가족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일에 매달렸지만, 정작 가족은 지키지 못했던 한 남자의 회한을 고스란히 전한다. 한 해의 끝과 또 다른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연말과 꼭 어울리는 작품이다. 떠나가는 기차에 대고 “후부 OK, 신호 OK”를 말하는 오토의 얼굴은 순수한 눈과 다르지 않다.

 

‣ 이터널 선샤인(2004)

SK Btv 1400원 / KT Olleh tv 1200원 /TVing 1200원/헬로tv 2000원

‘이터널 선샤인’은 ‘역대급’ 멜로영화로 손꼽히는 미셸 공드리 감독의 대표작이다. 헤어지고 있는 중인 연인 조엘(짐 캐리)과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을 중심으로 기억을 지워갈수록 더더욱 깊어지는 감정을 소묘, 진정한 사랑인지 무엇인지를 밝힌다. 더불어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을 겨울 배경에 녹여내 탁월한 영상미를 선보인다. 차가운 빙판 위에 누워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추억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 렛 미 인(2008)

SK Btv 1400원 / KT Olleh tv 2500원

‘렛 미 인’은 외로운 12살 소년 오스칼(카레 헤레브란트)과 뱀파이어 소녀 엘리(리나 레안데르손)의 동화 같은, 그러나 쓰린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조금씩 성장해가는 소년소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빛이 사라지면 네게 갈게”라며 고백하는 소녀의 귀여움은 덤이다. 흰 눈으로 뒤덮인 스웨덴 블라케베리 마을의 아름다운 배경 속 그들의 슬픈 이야기가 우리네 겨울 감성을 촉촉이 적신다.

 

사진=각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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