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의 성비는 절대적으로 여자가 우세하다. 여자들이 많은 집단이니 시기와 질투가 많아 힘들 거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내 경험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여중, 여고, 여대를 다녀 여자가 많은 집단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진짜 꿰뚫고 있는 탓도 있겠지만, 여자들은 남자보다 비정치적이다. 지나치게 정치적인 사람은 도태된다. 무엇보다 타인이 겪은 불의에 공감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주변에는 도통 사람들이 남아 있지 않는다.

일반 대기업에 나의 친구 A.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사실조차도 동료들에게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른 살 넘어서 결혼은커녕 그나마 하는 연애도 쫑 났다고 하면 나를 완전 무능하고 매력없는 노처녀로 볼걸? 가뜩이나 결혼 안 해서 무시당하는데…”.

그곳은 내가 있는 곳과 달랐다.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회사 생활하고 있는 대다수의 여자들은 결혼, 나이, 외모 등의 매우 예민했다. 40대를 훌쩍 넘어도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나의 환경과는 너무 다른 것이다.

여자를 후려치며 공격하는 남자들과 함께 회사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방어와 역공이 필요하다. 우선 나이다. 20대 때 충격받았던 이야기 중 하나는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아서 24살 때 가장 팔리고(?), 25살 때 그나마 팔린다. 그 이후는 힘들다’라는 식의 말이었다.

심지어 30대에 연애도 안 하고 있으면 “지금 나이에는 재혼 자리라도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말도 한다. 그런데 과연 이들에게 ‘썩소’만 날리는 게 능사일까? 그렇지 않다. 나이 많은 게 결코 여자의 약점이 될 수 없지만, 상대의 비루한 눈으로 보기에 그게 약점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상대가 가지고 있는 무수한 단점을 찾아내 반격한다. “남자는 능력이라던데.. 호호” 정색하는 것도 좋지만, (비)웃음을 날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외모다. 남녀 불문하고 외모 지적을 당하는 일은 몹시 불쾌한 일이다. 없던 콤플렉스까지 만들어주기도 한다.

“요즘 여자들은 피부에 그렇게 투자한다던데, 너무 아끼는 거 아냐?”, “네 나이엔 화장하는 게 예의다?” 이런 말하는 남자치고 진짜 미남인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럴 땐 재치 있게 제압해 본다. “요즘은 외모가 복지라던데, 우리 회사는 복지가 너무 후져~~”.

 

 

마지막으로 결혼이다. 나이 먹어서 결혼 안하고 있으면 루저 취급을 당하는 이상한 현실. 결혼했다고 유세 떨기엔 결혼 생활이 녹록지 않다는 게 눈이 빤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거슬리는 말은 한 마디씩 한다. “다른 사람들은 진작에 결혼해서 애가 초등학생인데, 넌 뭐 하니?”, “나이 들면 외로워~ 그러니까 빨리 결혼해”.

남의 인생 이래라저래라 말하는 사람 치고 자기 인생 잘 사는 사람 봤나? 난 없다. 자유롭고 즐거운 싱글의 삶을 샘내는 거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분이 가시지 않으면 한 마디 하자. “결혼하고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님’같은 분들 때문에 결혼하기 싫어요”, “요즘 남자 몇 명 만나고 있는데 결정하려니 시간이 걸리네요.(코 찡긋)".

어떻게든 여자의 나이, 외모, 결혼으로 후려치는 남자들을 말 한 마디로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타인을 후려치는 만큼 본인의 인격도 매우 저렴해진다는 걸 알길 바란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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