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성인 1인 가구는 2010년 6069만 가구에서 2015년 7442만 가구를 거쳐 2025년 1억 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20~39세 사이의 미혼 1인 가구는 5000만명에 이른다. 농촌 청년들의 도시 진출, 갈수록 높아지는 결혼 연령, 고령화 등으로 인해 대륙의 솔로 인구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1인가구 딴딴씨 인스타그램

 

‣ 빠르게 늘어나는 1인 가구

최근 휴가차 한국을 찾은 중국 싱글여성 딴딴(29)씨는 베이징에서 남동생 부부가 사는 아파트에 함께 거주하고 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베이징의 한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는 강박, 보수적인 중국남성의 성향 탓에 아직은 결혼을 꿈꾸진 않는다. 지금은 결혼보다도 시간이 나면 한국인 화가 등 친구들이 있는 한국을 찾아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쇼핑을 즐기곤 한다.

딴딴씨의 사례처럼 최근 중국 젊은층에선 결혼, 안정이라는 전통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개인을 중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상하이의 경우 여성들의 평균 결혼 연령이 2011년 27세에서 2016년 30세로 높아졌다. 결혼을 늦추고 개인 커리어와 즐거움을 좇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 = 알리바바그룹 제공

‣ 새롭게 떠오른 경제 큰 손

1인 가구들은 개인 중심의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어 중국 경제 각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이에 발 맞춰 1인 가구를 위한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한국의 1인 가구 소비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주말이나 휴가 등 여가 때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소비를 하는 특징이 있다. 그 덕에 중국판 솔로데이 알리바바의 광군제(11월 11일 솔로의 날)는 최대의 온라인 쇼핑 이벤트가 됐다. 올해 광군제 할인 행사의 하루 거래액은 1682억위안(약 28조3078억원)에 달했다.

 

‣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등장한 NEW 산업

1인 가구의 부상으로 중국 내 새로운 산업도 태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외식업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중국 인터넷사이트인 진애망에서 발표한 '2017 독신인구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의 1인가구를 차지하고 있는 1990년 이후 출생자 '지우링허우'(90后)의 68.3%가 집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서 쉬는 것을 더 선호한다.

중국 음식 배달 앱 기업인 메이퇀 뎬핑도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의 65%가 독거 청년”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코트라 중국 선전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싱글족의 등장 이후 배달외식업이 급격히 발달하고 있다. 2016년 배달외식업계 전체 증가율은 전년대비 44%를 기록했다.

더불어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에서는 매일 30만개, 1년에 1억개의 도시락이 판매되고 있다. 이 역시 1인 가구가 주소비층이다.

 

사진=대유위니아 딤채 쁘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미니 가전 시장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1인용 식기 세척기나 벽걸이 세탁기, 미니 냉장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중국 소형 가전 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해 2020년 4608억위안(약 7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여행 인구도 증가, 한국에도 블루오션

중국 내 싱글족의 증가는 비단 중국의 산업 지형만 바꾸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옆 나라인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욜로(YOLO)족이 증가하면서 여행인구가 늘어난 게 그 이유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랩에 따르면 중국 1인 여행자 비중은 2014년 8.3%에서 2016년 15%로 2배 수준이 됐다. 이들은 특히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또래 청년층보다 여행지에서 쓰든 돈이 14%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내의 한류열풍 등으로 한국 관광을 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상기해 봤을 때 이는 분명 한국에도 블루오션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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