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온 대학생들이 높은 주거비용에 울상 짓는 일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시 주도의 ‘공공 기숙사’가 새로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다툼이 치열해진 한양대학교 기숙사 신설 문제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6일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어 한양대 ‘도시계획시설(학교) 세부시설 조성 계획 변경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이에 한양대학교 캠퍼스 안에 추가로 기숙사를 짓는 것이 허가되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다소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인근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 기본이다. 보증금 없이 월 18만~26만원(2인실 기준) 정도인 학교 기숙사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아르바이트만으론 월세를 감당하기 벅차고, 부모님께 손을 빌리기도 부담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번 기숙사 신설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가 주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임대업을 벌여왔던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기숙사가 신설되면 생계가 곤란해진다며 반발이 거세다. 한꺼번에 1450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들어서면 기존 임대업으로 생계를 이어왔던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논리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학생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한양대 기숙사 신축안 통과는 물론, 공공 기숙사 건립도 서두르고 있다.

공공 기숙사는 서울시가 짓고, 학생들의 출신 자치단체에서 운영비를 지원하는 형태의 기숙사다. 서울시는 연세대 ·서강대 ·이대 ·홍대 등 주요 대학들이 몰려있는 마포구 광흥창역 일대에 타지역 출신 학생들이 보증금 100만원, 월 10만~12만원에 입주할 수 있는 공공기숙사를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2020년 완공 및 입주 예정이다.

이번 공공기숙사는 내발산동 1호에 이은 2호이자 역세권 청년주택을 확보해 공급하는 첫 공공기숙사다. 1호 공공기숙사에는 현재 총 382명의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시는 "가용택지가 부족하고 지역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건설형 기숙사 공급이 정체된 가운데 대중교통 중심인 역세권에 대학생들이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코자 이번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숙사 내에는 주거공간 외에 공동 세탁실, 공동주방 등과 같은 공유공간과 가족 및 친구들이 방문했을 때 머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스터디카페, 체력단련실, 창업지원공간 등 다양한 청년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서 청년들이 안정적인 거주를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청춘 플랫폼'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사진=픽사베이, 공공기숙사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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