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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볼(Sugarbowl), 겨울날 달달한 선물 같은 노래꾼


추운 날씨가 귓불을 스치는 겨울, 찬바람에 날려가지 않고 어찌 잘 붙어있는 우리네 귀에도 선물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이름처럼 달달함으로 무장한 인디신의 터줏대감 슈가볼(Sugarbowl)의 음악은 ‘귀호강’ 선물로 제격이다. 올 겨울, 그의 사탕 같은 노래로 마음 가득 설렘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

 

‣ 진한 초콜릿 맛 ‘오늘밤’

달콤쌉싸래한 맛을 품고 있는 노래 ‘오늘밤’은 정확히 10년 전 슈가볼이 발표한 미니앨범 ‘오늘밤’의 타이틀곡이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곡은 슈가볼의 매력을 완벽히 품고 있다.

“오늘밤엔 너와 있어 나 잠들 수 있어 내 가슴에 널 안아 주겠어” “오늘밤의 삼박자, 술과 음악 그리고 너”라는 다소 발칙한 가사가 남정네들의 공감을 사지만, 슈가볼 특유의 청량한 음색이 어우러져 음탕(?)해 보이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중독성 강한 훅과 몽환적 기타선율에 리듬감을 더하는 래핑이 인상적이다.

 

‣ 어릴적 처음 맛봤던 딸기사탕 맛 ‘연애담’

“신기해 너와 내가 걷는 게”라는 로맨틱한 가사로 시작하는 ‘연애담’을 듣다보면 첫사랑 그녀의 손을 처음 잡았던 그 날의 향기가 떠오른다. 이 감각은 마치 어린 시절 처음 맛봤던 딸기사탕과 같다.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특유의 달달함에 폭 빠져버리고 말았던 그 맛.

말하는 듯 읊조리는 노랫말이 3분24초 간 이어진다. 이 겨울날 옆구리 시린 솔로들이라면 이 노래와 함께 옛 기억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 청량한 박하사탕 맛 ‘우아(Oo-ah)’

짝사랑엔 늘 ‘고백을 해도 될까?’ 혹은 ‘그(녀)도 혹시 나와 같은 마음일까?’ 하는 불안감이 동행한다. 하지만 ‘우아’는 이 불안감을 정면돌파하는 가사로 리스너들에게 청량감을 남긴다. 시쳇말로 ‘사이다 같다’고나 할까.

내가 믿어도 되는 남자인지 헷갈려하는 그녀에게 “나를 너무 얌전하게 보지 말아” “나를 사랑한다고 말을 해 줘”라고 돌직구를 날리는 게 퍽 매력적이다.

 

‣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카라멜 맛 ‘치르치르’

동화 ‘파랑새’ 속 치르치르(사실 본명은 틸틸(Tyltyl)이다)는 바로 옆에 파랑새를 두고도 파랑새를 찾아 헤맸다. 결국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주제다. 슈가볼은 2013년 발표한 노래 ‘치르치르(Chirr-chirr)’로 이 주제를 담아냈다.

“아직 채 깨지 않은 오후 냉장고를 열어봐도 식은 피자 뿐” “TV 드라마도 다 본 것만” 이라며 무료한 휴일을 소묘하지만, “이런 하루도 괜찮아... 언제 또 이래 하루만 더”라고 무료함의 멋짐을 드러낸다. 입 안에 넣고 있으면 어느 샌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카라멜을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의 계피사탕 맛 ‘나한테 집중해’

‘나한테 집중해’는 로맨틱한 노래를 주로 선보였던 슈가볼의 노래에서는 특이하게도 사랑의 씁쓸함을 전한다. “네 주변을 나보다 훨씬 더 아끼잖아”라는, 누구든 한 번쯤 겪어 봤을 법한 연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오늘은 확실하게 말하고 넘어갈 거야”라며 쓴소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그럼에도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남자는 “한마디 싫은 말도 못하”고 “나한테 집중해”라며 사정하기에 이른다. 이 웃픈 가사에 따사로운 멜로디가 얹혀 도리어 귀여워 보이고 만다. 마치 씁쓸한 맛에 뱉어내고 싶지만 중독성 넘치는 계피맛 사탕 같다.

 

‣ 탱글탱글 청포도사탕 맛 ‘예외’

지난 가을 선보인 정규앨범 ‘예외’의 타이틀곡 ‘예외’는 달달함의 끝판왕이다. ‘연애담’처럼 연애를 시작하는 이의 감정을 노래하지만, 더욱 포근한 멜로디가 당도를 더한다. 사랑을 망설였던 남자가 사랑하는 이 앞에선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무장해제 된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다.

슈가볼 특유의 공감 가득한 스토리텔링이 흐뭇하고, 겨울철에 꼭 어울리는 담요 같은 멜로디는 질리지 않는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청포도사탕이 떠오르는 노래다.

 

사진=뷰티풀민트라이프 페이스북

 

신동혁 기자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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