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독서시장에서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책들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간된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가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2위,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이 3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한 해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2017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언어의 온도’ ‘82년생 김지영’ ‘자존감 수업’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세 권의 책 모두 지난해 출간됐으나 올해 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저마다 독특한 화법으로 독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국내 분위기가 다소 삭막한 가운데 국민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는 에세이가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언어의 온도’는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따뜻한 위로의 문구들로 인기를 끌었다. 올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독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스스로 위로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20~30대의 구매가 높았다.

‘82년생 김지영’은 여성 독자들의 폭넓은 지지 속에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주목받은 작품이다. 데이트폭력, 성희롱, 여성혐오 등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거셌던 올해 트렌드를 이끌었다. 교보문고에선 여성학 분야 책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배 증가했다.

 

올해는 조기 대선과 국정농단 사태 때문에 정치 분야 책들도 관심이 높아졌다. 교보문고에서 그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정치·사회 분야 도서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21.5%가 올랐다.

무엇보다 올해 5월 제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서적은 매번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특별판으로 재출간된 ‘문재인의 운명’은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고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철 추천도서로 꼽은 ‘명견만리’ 시리즈도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29위를 기록하며 올 한 해 주목받은 책이 됐다.

 

문학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시·에세이’ 분야로 분류되는 도서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4.1%나 증가했다. 소설의 판매량도 전년 대비 12.6%나 늘었다. 베스트셀러 순위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소설은 25종이나 됐다. 일본 문학의 인기도 여전했다.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5년 연속 베스트셀러 순위 10위권에 랭크됐다.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으로 사랑을 받은 책도 있었다. 2013년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올해 영화 개봉으로 다시금 관심을 받으며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9위로 집계됐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으로 드라마에 등장한 김용택 시인의 필사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4위로 나타났다.

 

사진=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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