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아무도 없는 곳’은 4편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이주영은 그 중 하나를 맡았다. 연우진을 제외하고 출연 배우들은 영화에서 만남을 갖지 않는다. 배우들에게도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을 것이다. 이주영도 다른 에피소드와 캐릭터에 관심을 가졌다.

“창석(연우진)을 포함해서 모든 캐릭터를 연기 해보고 싶었어요. 이야기가 범상치 않잖아요. 이 영화가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지만 그중 상실에 대해 말하는 내용은 공감됐어요. 요즘에 ‘나는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막상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늘 출연 제안 받으면 감사히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 영화를 하고 나서 상실의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나이도 30대 중반이 됐으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에서 바텐더 주은 역을 연기하기 위해 칵테일 만드는 기술을 직접 배웠어요. 스푼을 젓는 것도 따로 기술이 있더라고요. 저는 술을 안 마셔서 그런 문화가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김종관 감독님이 위스키를 잘 아시고 좋아하세요. 감독님이 자주 가시는 바에서 제가 기술을 배웠어요. 저는 평소에 술 못 마시는 게 의외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집안 자체가 술을 못 해요. 예전에는 조금 마셨는데 맥주 500cc를 넘겨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싫은 술을 내가 먹어야하나 싶어서 술자리에서는 금주 선언을 했어요.”

이주영이 술을 못 한다는 걸 알게 된 관객들은 놀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주영은 ‘독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걸크러시를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겨 ‘센캐’로 비춰졌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주영은 영화 속 모습과 180도 달랐다. 쑥스럼도, 조심성도 많고 목소리도 나긋나긋했다. 이런 성격의 배우가 자신과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저는 겉으로 보면 센 거 같은데 정말 안 세거든요.(웃음)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이 신기해요. 나를 센 사람으로 보다니. 앞으로 개봉할 영화 ‘보이스’(가제)에서도 약하지 않은 캐릭터로 나와요. 조금 발랄한 면이 추가됐죠. 단편 ‘몸 값’을 함께한 이충현 감독님도 저를 처음 만나기 전에 제 성격이 셀까봐 걱정하셨대요. 실제로 만나고 반대여서 놀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조연을 주로 해서 영화 전체, 신에 누를 끼치지 않으며 연기하려고 노력해왔어요. 다만 작은 역할이라고 저의 매력과 캐릭터의 매력을 어떻게 잘 표현할지 고민 많이 했죠. 욕심부리면서 저를 돋보이게 하고 싶진 않아요. 저만 빛나는 게 아니라 그 신이 전체적으로 살았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이죠.”

올해 이주영은 영화 ‘보이스’와 장편독립영화 2편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조금씩 성장하고 이주영은 더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도 좋을 정도로 매력이 넘치는 배우였다. 그가 ‘아무도 없는 곳’을 통해 관객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저는 특별히 원하는 게 없었어요. 좋은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그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지금은 로맨틱, 멜로 장르 다 소화할 수 있습니다! 맡겨만 주세요.(웃음)”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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