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부터 시작해 31일까지 12월은 약속과 데이트로 꽉 채워져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연인의 손을 잡고, 가족 모임으로, 혹은 혼자여도 좋다. 누구와 함께 가든 혼놀을 하든 연말을 맞아 연극을 찾는 관객들을 위해 연극 무대는 쉴 틈이 없다. 거장의 명작을 재탄생한 연극부터 한국 연극계 스테디셀러까지, 12월 볼 만한 연극 다섯 편을 소개한다.

 

 

1. 14人(in) 체홉

극단 맨씨어터는 1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단만극을 꾸며 '14人(in)체홉'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30일까지 공연되는 이번 연극은 체호프가 쓴 단막극 중 '곰' '청혼'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등 4편을 엮었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과 눈물을 통한 웃음을 극대화함으로써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1회 공연에 3편의 단편이 올라가는데, 일요일 오후 3시 공연은 스페셜 회차로 4편을 모두 볼 수 있다. 이번 연극은 맨씨어터의 10주년 기념작품인 만큼 극단 대표 배우 우현주가 연출 겸 배우를 맡았다. 그 밖에 김태훈, 최덕문, 우현주, 서정연, 권지숙, 이석준, 정수영, 이갑선, 이창훈, 박기덕, 구도균, 이은, 하현지, 그리고 우정 출연 오범석까지 극단 소속 배우들을 포함해 그동안 맨씨어터와 함께 작업을 했던 배우들이 함께 10주년을 자축한다. 전석 4만원. 예약 및 문의 02-2088-0923.

 

 

2. 블라인드

두터운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영화 '블라인드'가 국내에서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6일 개막한 연극 '블라인드'는 시각을 잃은 후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진정한 교감을 하는 순백의 사랑 이야기다. 자신의 아들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 루벤의 엄마 여인의 존재와, 루벤에게 일어난 예상치 못한 기적은 마리를 불안에 휩싸이게 만들며 극적인 전개를 이끌어 나간다.

연극은 원작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탁월한 무대 연출과 생생한 라이브 음악, 그리고 미장센을 완성하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조화롭게 펼쳐지며 단지 대사만이 아닌 다채로운 언어로 이야기를 건넨다. '블라인드'는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프리뷰 기간인 15일까지는 예매시 40% 할인 혜택과 엽서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문의 나인스토리 02-3672-900. 예매 인터파크 1544-1555.

 

 

3.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이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천경자 화백 사이에 벌어졌던 '미인도' 위작 논란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가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이 진작으로 판정한 한국 미술계 최대의 스캔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연극은 위작을 진작으로 만들어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진짜'였던 사람들이 '가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다.

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은 김정호, 송희정, 전운종, 송철호, 김보나, 조하나, 신윤지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예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등의 사이트를 통해 할 수 있다. 관람료 3만원. 전화예매 02-3668-0007.

 

 

4. 거미여인의 키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이념이 서로 다른 두 인물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며 그 속에 싹트는 인간애와 슬픈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마누엘 푸익의 원작소설을 연극화한 것으로, 1985년 윌리엄 하트와 라울 줄리아 출연으로 영화화돼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1992년에도 동명의 뮤지컬로 웨스트엔드에서 첫 선을 보였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 세계적 작품은 2015년에 이어 다시 연출을 맡은 문삼화의 지휘로 2017년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됐다. 섬세하고 낭만적인 몰리나 역은 이명행, 이이림, 김주헌, 김호영이 맡아 열연한다. 차갑지만 외로운 혁명가 발렌틴 역에는 송용진, 박정복, 문태유, 김선호가 캐스팅돼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2월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예매 인터파크 1544-1555.

 

 

5. 늘근도둑이야기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늘근도둑이야기'는 부조리하고 답답한 현시대를 꼬집는 해학적 풍자로 통쾌한 웃음과 깊은 공감을 자아내며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 늘근도둑'과 '덜 늘근도둑'이 높으신 그 분의 미술관에서 금고를 털려다 실패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이 작품은 기본적인 스토리 안에 매 시기마다 화두로 떠오르는 쟁점들을 새롭게 녹여낸 시사코미디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믿고 보는 배우 박철민과 태항호를 필두로 지우석, 노진원, 전재형, 이호연, 유일한 등 '늘근도둑이야기'를 이끌어온 주역들이 대거 복귀해 센스 넘치는 애드리브와 끈끈한 호흡으로 완벽한 시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예매 인터파크 1544-1555.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