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집계돼 전체가구 중 1위를 차지했으며 2045년에는 800만 가구로 늘어나 전체 인구의 36.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가구 급속한 확대와 더불어 연말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친구, 연인, 직장동료, 지인들과 어울려 각종 회식과 송년회로 한 해를 마무리했던 것과 달리 홀로 연말을 즐기는 ‘나홀로’ 족이 증가하는 추세다.

 

 

직장인 정상혁(35)씨는 연말에 일본 후쿠오카 3박4일 여행을 떠난다. 3일 연휴에 하루 연월차를 내 일찌감치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비행 거리인 항구도시 후쿠오카의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정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기 위해서다. 비교적 여유 있는 일정이라 온천으로 유명한 인근 도시 벳부에 들러 온천욕을 할 계획도 세웠다. 정씨는 “이제까지 연말엔 주로 술 모임으로 보내곤 했는데 몸만 축나고, 지겹기도 해서 혼행을 결정했다”며 “낯선 타지에서 이런저런 체험을 하며 차분히 나 자신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혼행(혼자 하는 여행)에 나서는 이들도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인터파크가 인터파크투어를 통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출발하는 해외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혼행족 비중은 48%에 달했다. 지난해 30%, 올해 상반기 50%를 넘어서 혼행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혼행족이 선택한 여행지는 일본 오사카(7.4%)가 가장 많았고, 태국 방콕이 뒤를 이었다.

마찬가지로 티몬에 따르면 올해 11~12월 출발하는 자유여행 1인 항공티켓을 구매한 고객은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13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여행객 중 연말 1인 여행 비율은 22%에 이른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1인 항공권 예약률이 21% 늘었다. 주로 패키지 투어를 하던 40~50대도 비율이 2배 이상 뛰었다. 혼행을 하는 이유로 20~30대는 ‘힐링’, 40~50대는 ‘편해서“라고 응답했다.

혼행이 느는 이유는 2인여행·단체여행에서 누리기 힘든 실용성과 매력 때문이다. 먼저 동행자와 일정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오롯이 내 시간에 맞춰 언제든지 여행 스케줄을 짜는 편리함이 혼행을 선택하게 만든다. 특히 저렴한 저비용항공사·프로모션 항공권이 등장할 때마다 ‘클릭 경쟁’이 치열해 빠른 속도로 예매해야 하므로 의견조율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게 티켓 구매 시 유리하다.

두 번째는 먹방, 갤러리 투어, 쇼핑, 관광지 순례 등 원하는 스타일대로 여행할 수 있어서다. 혼행을 하면 서로 다른 취향 때문에 배려하거나 인내하느라 시간을 소비하고 정신적 피로를 견디는 대신 전적으로 내가 원하는 동선과 일정대로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아무리 다정한 연인·절친 사이여도 여행 갔다가 관계에 금 가기 십상이다’란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세 번째는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 누군가와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나 혼자 계획을 세우고, 현지에서 일정을 진행해 나가야 하므로 더 많이 보고, 경험하게 된다. 게스트하우스·호스텔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도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나와 맞닥뜨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사진= 싱글리스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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