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음악경연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재즈풍의 창법을 선보이며 가왕 2연승에 성공한 레드마우스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매드 소울 차일드의 ‘Dear’, 블랙핑크 ‘휘파람’ 등 색깔 강한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면서 연이어 역대급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런 그의 정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인디 뮤지션 선우정아로 추정하고 있다.
 

선우정아는 2006년 정규앨범 ‘Masstige’로 데뷔한 후, 2013년 2집 앨범 ‘It’s Okay, Dear‘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악인상, 최우수 팝 음반상을 수상하며 음악 팬들의 애정을 듬뿍 받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감각적인 음악색이 돋보이는 트랙을 만나보자.

 

‣ 비온다

지금의 선우정아를 만든 앨범은 2013년 발표한 2집 ‘It`s Okay, Dear’다. 그 중 타이틀곡 ‘뱁새’와 더불어 큰 인기를 끈 곡이 마지막 9번 트랙 ‘비온다’로 그녀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시원한 목청으로 “비온다”를 외치는 가사 그대로 청량함을 더한다. 여기에 “어른의 탈을 쓰고 소리죽여 울곤 해”라는 가사는 어른의 삶에 내몰린 청춘의 가슴팍을 파고든다.

 

‣ 봄처녀

개인적으로 선우정아라는 가수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2015년 봄에 발매한 ‘봄처녀’다. 재지(Jazzy)한 목소리로 선보이는 댄스음악으로 홍난파의 동명 가곡의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 입으셨네”라는 한 구절이 멋스레 녹아져 흥을 북돋는다. 가곡이 파스텔톤의 소녀 같은 ‘봄처녀’를 상징했다면, 선우정아의 ‘봄처녀’는 보다 감각적이다. 중독성 넘치는 그루브, 모던한 멜로디로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배가한다.

 

‣ 구애

지난여름 발표한 싱글 ‘구애(求愛)’는 재즈를 기반으로 한 선우정아의 보컬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시크한 듯 포근한 음색은 ‘센 여자’ 이미지가 있던 선우정아 내면의 여림을 체감할 수 있다. “당신을 사랑한다 했잖아요. 안 들려요? 왜 못 들은 척해요”라는 첫 음절부터 “사랑받고 싶어요. 더 많이 많이”라는 사비까지 리스너의 집중을 격하게 요청한다.

 

‣ 그러려니

2016년 늦겨울 발매한 싱글 ‘그러려니’는 청년들의 삶을 위로하는 선우정아표 힐링송이다. “만나는 사람은 줄어들고, 그리운 사람은 늘어간다” 어른이 돼가며 느껴지는 관계상실의 두려움을 전면에 드러내 현실적 슬픔을 환기하지만, 마지막 “그러려니”하는 한 마디에서 알 수 없는 위로가 전해진다. 네 음절의 짧은 말에서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는 함의가 담겨 있는 듯 느껴진다.

 

‣ 순이

‘순이’라는 다소 투박한 제목과 달리 멜로디에선 달콤함이 넘실거린다. 선우정아가 가진 몇 안 되는, 흔치 않은 사랑 노래다. 아주 차분한 목소리로 사랑하는 이에게 감정을 전달한다. 하지만 그 차분함은 무뚝뚝함이라기 보단 부끄러워 감정을 억누르고 또 억누르는 모양새다.

 

‣ City Sunset

선우정아는 지난 2016년 가을, 안방극장을 진한 멜로로 물들였던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 OST에 참여하며 드라마의 감정을 더욱 증폭시켰다. 극 중 연인인 최수아(김하늘), 서도우(이상윤) 등 주인공들이 지니는 삶의 무게를 잔잔한 선율과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는 가사를 통해 담아냈다. 미니멀한 편곡 속에,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이 서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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