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한다. 심심해 보이는 나의 일상에도 분명 보석 같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을 책 한 권으로 묶으면 충분한 내용이 될 것 같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독립출판’에 관심을 가져보자.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도 한 번쯤 꿈꿔 볼 만한 것이 ‘내 이름을 단 책’이다. 하지만 출판사의 문턱은 높아만 보이고, 대체 뭘 써야 ‘팔리는’ 책이 될지 감도 오지 않아 대부분은 그저 포기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롤 모델이 되어 주는 것이 ‘독립출판’이다. 일단 온라인 독립출판 전문 서점만 방문해 봐도, 지금까지 알던 책의 세계와는 사뭇 다른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독립출판 온라인 서점 '책방이곶'의 메인 페이지.

 

★독립출판의 길?

포털 사이트에서 ‘독립출판’을 검색해 보기만 해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몇 명의 필진이 모인 가운데 독립출판을 추진하는데, 추가로 집필할 멤버를 모집하는 공고문도 있다. 또 독립출판을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주최되는 강좌도 있다.

사람들이 독립출판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책의 내용은 여행기부터 반려동물의 삶 돌아보기까지 다양하다. 수명이 다해 가는 반려묘의 첫 입양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과 에세이를 책으로 내고 싶다는 주인의 이야기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올해 여름에는 KBS2에서 연예인들의 독립출판 도전기를 담은 13부작 예능 프로그램 ‘냄비받침’을 만들기도 한 것을 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독립출판의 인기를 알 수 있다.

 

KBS2 '냄비받침'에서 이경규가 1인 출판에 도전했다.

 

★어떤 책들이 독립출판됐나?

 

작가 '나노'의 'Bathroom' 표지.

 

신변잡기적이고 유머러스한 내용부터 훈훈한 일상 스케치, 틈틈이 그려온 그림과 만화 등 모든 것이 독립출판의 소재가 된다.

서울 연남동의 독립출판서점 ‘헬로인디북스’의 블로그에는 최근 출판된 작가 ‘나노’의 그림책 ‘Bathroom_각자의 욕실사용법’에 대한 소개글이 올라왔다. 직접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려온 그림들로 화장실에서 펼쳐지는 일상적인 풍경을 담았다. 소개글에는 '이런 책을 누가 사겠어'라는 작가의 익살스런 '셀프 디스'도 담겼다.

 

91세 할머니의 요리 레시피를 손녀가 엮은 '할머니의 요리책'.

 

서점 ‘노멀에이(NORMAL A)’의 독립출판 베스트셀러 ‘할머니의 요리책’도 눈여겨볼 만하다. 91세 할머니가 삐뚤빼뚤 적은 요리법을 손녀의 정성스러운 그림과 함께 요리책으로 묶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도 열띤 반응을 얻었다. 독립출판물이라 쉽게 구할 수 없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책방이곶'의 '책낸자'는 작가의 독립출판 경험담을 4컷 만화로 그렸다.

 

‘책방이곶’의 ‘책낸자’는 작가 자신의 독립출판 경험담이자 안내서다. 독립출판을 준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213개의 4컷 만화로 그려 출판했다. ‘책을 내면 내 삶이 달라질까’라는 동기부터 큰 공감을 자아낸다.

 

★독립출판된 책, 사 볼 수 있는 곳은?

독립출판이 인기를 끌면서 사 볼 수 있는 서점도 많아졌다. 오프라인 책방과 온라인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곳들도 꽤 있다. 이 서점들에서는 독립출판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강좌나 작가의 강연을 마련하기도 하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새 출판 소식을 알리기도 한다.

많은 곳들이 있지만 서울 종로구의 ‘더 북 소사이어티’, 용산구의 ‘스토리지 북앤필름’, 온라인 전문서점 ‘노멀에이(NORMAL A)’, ‘책방이곶’, ‘유어마인드’ 등이 독립출판 마니아들 사이에 사랑받고 있다. 

 

사진출처=헬로인디북스, 책방이곶, 노멀에이, 텀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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