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극장가는 올 초부터 다양한 이슈들이 이어져 영화 팬들을 웃기고 울렸다. 올해 관객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빅 이슈들로는 무엇이 있었는지, 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을 되돌아보며 에디터 마음대로 9가지를 골라봤다.

 

‣ 실화영화 열풍...‘택시운전사’ 천만 동원

2017년은 실화 소재의 작품들이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2000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재심’부터 일제강점기 아나키스트 박열을 주인공으로 한 ‘박열’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그 가운데 1980년 5월 광주의 실상을 세상에 알린 택시기사 김사복씨의 숨은 이야기를 그려낸 송강호 주연 ‘택시운전사’는 1218만6327명을 모아 올해 유일한 천만 영화에 등극하며 '실화영화'의 힘을 보여줬다.

그리고 12월 극장가에도 또 한 편의 실화영화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1987'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소재로 했다. '1987'이 실화영화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군함도’ ‘브이아이피’ '리얼' 흥행 참패

네티즌들의 의견이 모이는 SNS의 힘이 올해는 가장 강하게 작용했다. 특히 SNS 상에서 논란을 일으킨 영화들이 다수 있었다. 올 여름 텐트폴 격전기에 제작비 225억원들 들여 ‘역대급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군함도’는 친일 및 역사왜곡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스크린 독과점 논란마저 이슈화되며 손익분기점(800만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659만2151명에 그치고 말았다.

‘브이아이피’와 '리얼' 역시 마찬가지였다. 장동건 김명민 이종석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한 '브이아이피'는 SNS를 통해 ‘여혐’ 논란이 일면서 뭇매를 맞았다. 역시 손익분기점인 340만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137만명의 관객만이 극장을 찾았다. 연기력 탄탄한 특급 한류스타 김수현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국내외의 기대를 산 '리얼'은 감독 교체 등 우여곡절을 끝에 개봉했으나 완성도에 대한 혹평이 빗발치며 47만 관객에 그쳤다. 제작비 115억원을 들였으며 손익분기점은 330만명이었다. 

 

‣ '불한당원' 신드롬, ‘지천명 아이돌’ 등극한 설경구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올 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올 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지만, 변성현 감독이 SNS에 올린 지역 비하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불한당’ 보이콧 사태를 낳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불한당원’으로 입덕한 열성팬들이 점점 늘면서 작품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졌고, 주연배우 설경구는 ‘지천명 아이돌’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최근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김기덕(왼쪽), 조덕제[출처=싱글리스트 DB, 뉴스엔]

‣ 김기덕‧조덕제...영화계 성추문 사건

영화계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한 해였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8월 여배우 A씨로부터 영화 촬영 중 폭행 및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는 폭행 혐의로만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또한 촬영 중 속옷을 찢고 바지 속에 손을 넣는 등의 성추행 혐의로 피소돼 재판에 넘겨진 배우 조덕제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상대 여배우와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故김주혁(왼쪽), 김영애[사진=싱글리스트 DB, 뉴스엔]

‣ 김지영 김영애 김주혁, 잇따른 ★들 사망

2017년, 유독 많은 무비스타들이 대중의 곁을 떠났다. 지난 2월19일 배우 김지영이 2년간 폐암 투병 끝에 향년 7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故) 김지영은 투병 중에도 드라마 ‘여자를 울려’ ‘판타스틱’ 등에 출연하며 마지막까지 연기 혼을 불태웠다. 배우 김영애는 향년 66세의 나이로 4월9일 별세했다. 지난 2012년 췌장암을 선고받은 김영애는 연기 투혼을 불태웠지만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국 세상과 작별했다.

10월30일에는 배우 김주혁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과 작별했다. 최근까지 TV와 영화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던 그였기에 안타까움은 배가됐다. 2018년 개봉 예정인 ‘독전’ ‘흥부’ 등에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제공

‣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김동호 동반사퇴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 동반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강수연 위원장은 소통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사무국이 성명서를 발표하자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김동호 이사장도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동반 사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촬영감독조합, 한국감독조합 등이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영화제로 전락하고 말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 측은 "12월26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차기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추천 공모한다"고 전하며 정상화 뜻을 내비쳤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이후 몇 년간 시련이 계속되는 가운데 과연 내년엔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 DC 압도한 마블

올해는 '히어로 무비계의 라이벌' 마블과 DC가 연달아 작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두 코믹스 모두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우세였다. 3년 연속 국내 흥행 외화 1위를 차지한 마블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으로 725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또한 '토르: 라그나로크'는 485만명을 동원해 올해 외화 흥행 4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273만명을 모아 11위를 기록했다. 반면 DC는 첫 원더우먼 단독 시리즈인 '원더우먼'으로 216만 관객을, 기대작이었던 '저스티스 리그'는 178만명에 불과해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 이런 기발함! '블룸하우스' 돌풍

미국 신흥 공포영화 명가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스릴과 카타르시스를 즐기는 젊은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전 세계 공포영화계를 주도했다. 예측할 수 없는 형식과 기발한 내용을 내세운 블룸하우스는 올해에만 '23 아이텐티티' '겟 아웃'에 이어 '해피 데스데이'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 축포를 쏘아올렸다. 

국내 167만 관객을 모은 '23 아이덴티티'는 무려 3주간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고, '겟 아웃'은 국내 167만 관객, 전 세계적으로 2억5000만 달러의 성적을 작성했다. 신작 '해피 데스데이'도 북미에서 개봉하자마자 '겟 아웃'을 뛰어넘는 오프닝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 특급 해외스타들 줄내한

해가 거듭할수록 대한민국 영화팬들을 직접 만나러 오는 해외 스타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먼저 정유년 1호 내한스타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의 밀라 요보비치였으며,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의 스칼렛 요한슨, '옥자'의 틸다 스윈튼과 스티븐 연 등이 한국을 찾았다. 

또한 '엘르'의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톰 홀랜드와 존 왓츠, '발레리안'의 뤽 베송 감독, '베이비 드라이버'의 안셀 엘고트와 에드가 라이트 감독 등이 내한했다. 마지막으로 콜린 퍼스, 테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까지 '킹스맨2'의 주역들이 국내 극장가를 찾아 남다른 한국 사랑을 드러냈다.

 

사진 = 영화 '스파이더맨:홈커밍' '저스티스 리그' '23아이덴티티' '겟 아웃' 포스터, 싱글리스트 DB, TMZ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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