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남녀들이 돌아가면서 3~5분씩 이야기를 나눈 뒤 나중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매칭되는 ‘스피드 데이팅’은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기에 최적의 미팅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 ‘스피드 데이팅’이 젊은이들의 문화가 아닌 60~80세 노년층의 문화로 자리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고독은 빈곤, 질병, 역할상실과 함께 노인의 4대 고통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더욱이 과거에 비해 평균수명이 훨씬 늘어나면서 나이 들어 혼자 외롭게 노후를 맞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에서 시작된 노인들을 위한 ‘스피드 데이팅’은 미국 여러 주에서 점점 느는 가운데 고독한 남녀들의 로맨스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 뜨거운 반응을 지피고 있다.

사랑은 젋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이 노인들을 더 외롭게 만들곤 했는데 이런 ‘스피드 데이팅’이 생기면서 이들이 사는 동네에 활기가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노인들이 지내는 요양소나 실버타운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배우자 사별 후 남은 20~30년을 홀로 지내다 삶을 마감하기보다 새로운 반려자와 함께 여생을 즐기고 살게 해주는 것은 어떤 복지정책이나 시설보다 값진 것”이라고 매시간의 한 이벤트 주최인은 말한다.

 

 

한국에서도 노인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노인인구 수는 680만명에 이르며 독거노인은 해마다 급증해 2014년 115만명 수준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120만명으로 늘었고, 올해엔 130만명을 훌쩍 넘었다고 한다. 고독사와 관련 있는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1년 682명에서 2015년에는 1245명으로 늘었다.

‘악마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고독에서 벗어나 마음 맞는 이성과 황혼의 로맨스를 그려가며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기를, 사랑 충만한 날인 크리스마스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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