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새로운 것은 좋다. 연말이 깊어갈수록 새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매년 반복되는 결심만 한다 해도 또 한 살을 먹으며 성숙해지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일이며, 최고의 발전이다.

그래서인지 2017년과 2018년을 이어주는 전시들 중에는 ‘새로움’을 무기로 삼은 것들이 많다.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시대를 앞서간 과거의 새로움이기도 하고, 예술에 문외한이라도 호기심을 가질 만한 독특하고 새로운 소재이기도 하다.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설렘이 있다면, ‘신상’ 전시로 감성을 충전해 보자.

 

1920~1940년대 여성 잡지 표지화. '신여성 도착하다' 전에서 볼 수 있다.

★’모던 걸’을 만나다…덕수궁미술관 ’신여성 도착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할 ‘신여성 도착하다’ 전을 열었다. 영화, 소설로도 셀 수 없이 다뤄진 1920~1940년대 ‘모던 걸’을 조명하는 전시다.

전통적인 육아와 가사 등의 일에서 벗어날 수 없으면서도 전문직의 프로다움과 새로운 문화를 향한 갈망을 품고 파란만장한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신여성들의 모습을 엿본다. 회화 뿐 아니라 잡지 표지 등 다양한 작품 500여점을 볼 수 있다. 2017년 12월 21일부터 2018년 4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된다.

 

 

★올해도 못 이룰 꿈? 강남미술관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반려동물과 함께 보는 전시-도그 in 강남’ 등으로 독특하고 새로운 트렌드 전시를 열고 있는 강남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전은 제목부터 웃음을 유발한다. ‘남의 얘기’가 아닌 생활밀착형 작품들이 일상에 지친 평범한 관객을 위로해, SNS에서도 ‘핫’한 전시다.

평소 통장이 ‘텅장’처럼 느껴졌거나 순식간에 ‘월급님이 로그아웃하는’ 상황을 겪어왔다면 공감백배다. 2017년 11월 28일부터 2018년 1월 28일까지 강남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베어브릭 말고 진짜를 만나다…한가람미술관 ‘알렉산더 지라드’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참신한 토탈 디자인을 선보인 거물 디자이너 알렉산더 지라드. 이름은 몰라도 그와의 협업작품으로 유명한 빨간 베어브릭을 아는 사람은 많다. 베어브릭의 가슴에 새겨진 하트는 자세히 보면 온갖 나라 말로 쓰인 ‘사랑’이며, 이것이 그의 대표작이다.

이제 흘러간 과거가 된 1970년대 이전의 아트 디자인 700여점이지만, 거장 디자이너답게 여전히 새롭고 아름답기 그지없어 ‘새로운 유행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2017년 12월 22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봐도 봐도 새로운…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

만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따다 놓은 것이 현대 미술의 총아로 떠올랐다. 등장부터가 파격이었던 ‘팝아트’는 거창하지 않다. 아무것도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로버트 인디애나, 키스 헤링,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팝아트 거장들의 오리지널 작품들이 있는 ‘하이, 팝’ 전은 커피 패키지, 에코백에 그려져 있던 유명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기회다. 2017년 12월 15일부터 2018년 4월 15일까지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난감하지만 궁금하다…화정박물관 ‘동아시아 삼국의 춘화’

2010년과 2013년 이미 춘화를 소재로 한 ‘LUST’ 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화정박물관이 춘화 소장품 다수를 공개하는 상설전시실을 11월 1일 오픈한 데 이어, ‘동아시아 삼국의 춘화’ 개관전을 열고 있다. 작품에 따라서는 현대의 것보다 오히려 더 파격적인 새로움이 느껴진다. 

이 전시에 이어 2018년 4월 ‘중국의 춘화’가, 7월에는 ‘일본의 춘화’, 11월에는 ‘춘화 속의 사계’가 연달아 열릴 예정이다. 1년 내내 누군가의 눈치 볼 것 없이 한가롭게 에로티시즘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2017년 11월 1일부터 2018년 4월 1일까지 화정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사진출처=덕수궁미술관, 강남미술관, 한가람미술관,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화정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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