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6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가양모듈러실증단지(라이품, Lipoom)의 준공식이 열렸다. 모듈러 주택이란 레고 블록을 쌓아올리듯 정형화된 ‘모듈’을 이용해 지은 조립식 주택이다. 

사람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준공된 모듈러 주택’이라는 것과 ‘단 4일 만에’ 완공됐다는 사실에 큰 관심을 가졌다. ‘모듈러 주택’이 단번에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를 정도였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조립식이라는데 지진이나 화재에는 안전한가’, ‘이런 집은 얼마나 하나’ 등의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이에 라이품의 개발 주체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의 자료를 바탕으로 모듈러 주택에 대한 FAQ와 답을 마련했다.  

 

 

★이번에 처음 지어진 건가?

사실 라이품이 ‘국내 첫 모듈러 주택’은 아니다. 정확히는 ‘국내 첫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모듈러 주택들이 생기긴 했지만, 저층에 평수가 작은 단독주택들이 주를 이뤘다. 이와 달리 라이품은 30세대가 입주할 수 있으며, 지하 1층~지상 6층에 이르는 공동주택이다.

건기연 측은 “이번 라이품 완공으로 5층 이상의 모듈러주택 건축기술을 확보,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며 “기존의 3층 이상 시공실적이 전무하던 국내 모듈러 주택 기술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지진 및 화재에 안전한가?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과 제천 화재 참사 등으로, 건물의 내진 및 내화 기능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건기연 측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이 부분에 대해 따로 설명했다. 

건기연 측은 “라이품은 모듈 내부 기둥-보의 용접 접합부 상세 부분을 개선함과 동시에, 하중 전달능력의 향상을 위한 모듈 간 접합부 기술을 개발하고, 구조해석 및 구조실험을 통해서 구조성능 검증을 마쳤다”며 “이로써 지진에 취약한 약기둥-강보의 파괴 거동을 최대한 억제했다”고 연구 개요 문서를 통해 밝혔다. 

 

 

내화 기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건기연은 “라이품이 국내 최초로 모듈러 공법에 특화된 ‘내화 2시간 내화구조인정서’를 취득했다”고 밝히며 “기존 모듈러 공법은 내화 1시간 기술로 5층 이상 공동주택 적용이 불가했었다”고 설명했다. 

 

 

★정말 딱 나흘 걸렸나? 

라이품을 짓기 위한 모듈러는 6월 말 제작이 완료됐고, 현장 조립을 하는 데는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휴일을 제외하고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이후에 내장-외장재 마감이 있어 최종적으로 공사는 9월 말 끝났다. 

 

 

★모듈러 주택의 가격은? 

온라인 검색을 해 보면 이미 다양한 가격대의 모듈러 주택이 포털 사이트에서 ‘판매’ 되고 있다. 대부분 8평 정도의 단독 주택들이며, 몇 천만원대로 가격은 다양하다. 모델 하우스를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자투리 땅을 가지고 있지만 집을 짓는 데 비싼 돈을 들일 여유가 없다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인 소유의 땅에 집을 지을 생각을 하기는 어려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은 오히려 라이품의 임대료와 보증금일 것이다. 라이품은 보증금 2600만원, 월세 12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행복주택으로, 지난해 입주를 놓고 경쟁률이 평균 65.4대 1까지 올라갔다. 

 

★모듈러 주택, 1인 가구에 진짜 딱 맞나?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에 지어진 라이품은 국내 첫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실제로 라이품은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의 일종인 ‘행복주택’으로 공급돼 지난해 입주 신청을 받았으며, 100% 사회초년생 1인가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모듈러 공동주택이 보편화되면 자연히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도 늘어나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주택 수급이 취약한 계층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뭐가 좋기에?

‘레고집’이라고 불리는 모듈러 건축 시스템은 공장에서 모듈만 생산하면 라이품의 사례처럼 현장에서 단 며칠 만에 조립만 해서 간단하게 완성할 수 있어 빠르고 편리하다. 이뿐 아니라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건축 공법으로도 주목받는다. 

건기연 측은 “모듈러 건축의 특성상 기존 공법 대비 50% 이상의 공사기간 단축이 가능하며, 건설공사의 고질적인 민원 문제 또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건물을 해체할 때에도 구성품을 건설폐기물로 버리지 않고 새로운 주택의 구조체로 재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건기연은 “모듈러 건축의 경우 대부분 임시직 형태로 고용되는 건설현장 노동자를 정규직 형태의 공장노동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도시 곳곳에 산재한 자투리 토지에 모듈러 건축시스템을 적용하면 적기-적소에 주택공급이 가능하다”고 추가로 장점을 설명했다. 

 

사진출처=건기연 모듈러 주택 연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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