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사이에서 잇단 인기를 끌던 일본 개 시바견이 한국의 무술년을 점령했다. 하지만 타국을 대표하는 개가 한국의 신년을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가 그저 달갑지만은 않다.

 

우리나라 진돗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자그마한 체구에 볼과 엉덩이가 통통한 시바견은 요즘 인기가 절정인 견종이다. 가수 김희철, 배우 정유미, 양현석 YG대표 등 여러 연예인들이 시바견을 기르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파되며 시바견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상승 중이다.

최근에는 20대 여성이 시바견에게 얼굴을 물려 13바늘을 꿰매는 사고가 벌어졌다는 보도가 전해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기르는 견종으로 알려진 시바견은 독립성이 강하며 활동성이 매우 높은 견종이다. 특유의 공격적 성향 때문에 몇몇 애견 카페에서는 출입을 금지하기도 한다고 한다.

 

시바견이 귀여운 외모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자, '마루'를 비롯한 일본 SNS 스타 시바견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한국 유저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시바견 관련 카페 ‘시바나라’의 회원수는 2만8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시바견 분양에 대한 관심도 치솟았다. 하지만 시바견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도, 공격적인 특성으로 인해 파양되는 경우 또한 상당히 많다. 이에 일본에서는 더 이상 한국 사람들에게는 천연기념물인 시바견을 분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브리더가 많아지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인기에 시바견 테마상품도 줄줄이 등장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및 온라인샵을 중심으로 시바견 휴대폰 케이스가 큰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다양한 기업에서도 시바견 캐릭터 콜라보 상품을 내놓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은 치약과 같은 생활용품에 시바견 캐릭터를 입혀 눈길을 모았다. "치약 짜지마 그냥 눌러써 시바" 치석케어 하자 시바" 등 욕설처럼 보이면서도 재미를 주는 말장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엔캣의 못된고양이는 최근 현대백화점 신촌점 지하 1층에서 시로앤마로와 콜라보레이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파우치류, 양말류를 비롯한 다양한 시바견 콘셉트 제품을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이고 있다. 행사가 오는 1월 2일까지 진행하고 있는만큼 신년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중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펫팸족,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책이 쏟아지면서 시바견 관련 서적들도 매체를 통해 여러차례 소개됐다. 이야기나무가 출판한 '주인님, 어디 계세요'와 한겨레가 출판한 '시바견 곤 이야기' 등이다. 

SNS나 메신저를 통해 시바견 일러스트가 박힌 새해 축하 인사 '짤'들이 무수히 돌아다니고 있으며, 다양한 신년 캐릭터 상품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2018년 무술년 황금 개띠의 해인만큼 요즘 인기 절정인 시바견이 짤방이나 상품으로 사용되는 현상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토종견도 많은데 시바견이 인기를 독식하는 것 같다" "포털사이트도 시바견 이미지를 사용하네" "진돗개, 삽살개도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과 함께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시바견이 인기 독주를 달리고 있지만, 반면에 스타벅스는 새해 기념 MD로 진돗개 머그를 비롯한 24종의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모은다. 스타벅스는 머그와 텀블러 디자인이 한국 특산 품종인 진돗개와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매화꽃을 조화롭게 배치해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대표적 토종견인 진돗개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개로 우리 민족의 기상을 닮았다. 예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하며 충직·용맹·총명을 상징했다. 황금 개의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한 한 해가 이어짐과 동시에, 진돗개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견종답게 큰 사랑을 받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사진 = 시바견 '마루' 인스타그램, 시로앤마로 인스타그램, LG생활건강, 못된고양이,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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