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가 열렸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시기다. 각 분야 키워드를 통해 올 한해 트렌드를 예상해본다.

2017년에도 가지각색 유행이 패션계를 휩쓸고 지나갔다. 하지만 특히 돋보이는 것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이은 ‘가심비(가격에 대비한 마음의 만족)’,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 합리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흐름이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욕심부리지 말고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내 몸 긍정주의’와도 맞물려 억지스럽지 않고 보다 편안한 패션으로 나타났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확실히 쓸 곳에는 쓰는 ‘명품 소비’는 여전히 건재했다. 2017년의 패션 트렌드가 2018년을 맞아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5가지 키워드를 통해 점쳐봤다.

 

 

1. 양극화 : 명품 vs 확실한 가성비

평소 이른바 SPA 브랜드의 의류를 ‘정기 세일’ 때만 사 입고,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해외 직구의 수고도 아끼지 않지만 마음 속에는 1000만원이 넘는 ‘에르메스 백’에 대한 로망이 있다. 주변에 꼭 하나 있을 것 같은 이런 사람들이 2018년에도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확실한 ‘가성비’를 추구하지만,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양극화 소비’ 방식이다. 여성을 예로 들었지만 남성 또한 옷에는 투자하지 않되 시계나 가죽 제품은 명품을 고르는 등 다르지 않은 소비 방식을 많이 보이고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해당된다.

 

 

2. 복고 : 촌스러운 듯 촌스럽지 않은

7080년대, 더 멀게는 서울이 경성이던 1930~40년대까지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당시의 실제 사진들을 보면 촌스럽게 느껴지지만, 그 때를 배경으로 한 극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복고풍의 세련된’ 느낌이다. 최근에 부는 복고 바람도 이러한 ‘세련된 복고’를 지향한다. 이른바 ‘청청(청재킷+청바지)’ 패션, 화려한 꽃무늬의 반다나, 커다란 로고가 박힌 티셔츠, 스트리트 느낌이 풍기는 세미 힙합 룩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해외의 런웨이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프린지를 옷자락마다 길게 늘어뜨린 ‘프린지 룩’이 눈길을 끌었다.  

 

 

3. 컬러풀 : 화려하고 강렬하게

매년 이맘때면 언급되는 것이 미국 팬톤 컬러 연구소가 발표한 ‘올해의 컬러’이다. 올해는 ‘울트라 바이올렛’이 지목됐지만, 사실 발표한 것은 이것 하나가 아니다. 지난해 팬톤은 런던과 뉴욕 패션위크에 맞춰 s/s 시즌 유행 컬러 12가지씩을 발표했고, 그 중 ‘올해의 컬러’로 울트라 바이올렛을 선정했다. 상반기 유행 컬러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원색이 많으며, 화사하고 알록달록한 느낌이다. 때문에 메이크업에서뿐 아니라, 패션에서도 내추럴하기보다는 강렬하고 화려한 색상의 대비가 유행을 이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4. 오버사이즈 : 꾸준히 헐렁하게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스타일 연출법에서 빠지지 않는 ‘오버사이즈 룩’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단순히 오버사이즈 아우터웨어의 유행이 아닌, 패션 아이템 전반에서 그렇다. 파자마가 런웨이에 등장하고, 여성들은 ‘보이프렌드 룩’이라는 이름으로 헐렁한 셔츠와 통바지를 즐겨 입는다. 과거 브래지어 끈이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쓰던 ‘투명 끈’은 자취를 감추고, 화려한 레이스의 브라렛과 심리스 언더웨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등 타고난 몸 본연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오버사이즈 룩’이 만들어내고 있다. 수 년간 유행 중인 ‘스키니 진’의 아성은 여전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편안함에 대한 추구도 만만치 않다.

 

 

5. 영포티 : '아재 룩'? 신사의 교과서

‘아재 개그’ 등 웃음의 소재가 되던 ‘아저씨 패션’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른바 ‘영포티(young forty)’가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를 포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20대 시절부터 트렌드를 주도하던 정우성 소지섭 등의 패셔니스타들이 이들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아재룩’ 또한 과거와는 달라졌다. 중후함을 추구하면서도 너무 답답하지 않은 세미 정장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한 번 장만하면 오래 쓸 수 있는 잡화류가 ‘영포티’ 룩의 중심을 이룬다. 심지어 20대 사회초년생들도 격식을 갖춰야 할 때는 이들을 참고할 정도로 ‘영포티’는 댄디한 신사 스타일의 대명사가 됐다. 

 

'영포티' 아이콘 영화배우 정우성

 

사진출처=픽사베이, 뉴스엔, 브루노바피, 팬톤 홈페이지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