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여만에 열린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서 남북 수석대표들은 우호적 분위기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고위급 남북당국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9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회담 모두발언에서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이라고 말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는데 시작이 반”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시작된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각각 이같이 말했다. 리 위원장은 “회담을 투명성 있게 진행하면 좋겠다”면서 회담 전체를 공개로 진행하자는 돌발제안을 하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장 다음달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리 위원장은 “우리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이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리 위원장의 발언 중에 ‘민심’을 화두로 삼아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조 장관은 “우리 남측도 지난해 민심이 얼만큼 강한 힘을 갖고 있는지 직접 체험을 했다”면서 “우리 민심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분명하게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민심이 천심이고 그런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오늘 논의하는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문제”라면서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특별히 또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북측에도 그러한 속담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가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말이 있다”면서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지만 정말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모두발언만 취재진에 공개한 다음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해온 기존 회담 형식과 달리 회담 전체를 공개로 진행하자는 ‘돌발제안’을 했다.

리 위원장은 “오늘 이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우리측에서는 공개를 해서 실황이 온민족 전달되면 어떻나 하는 그런 견해”라면서 “기자 선생들도 관심이 많아서 오신 것 같은데 확 드러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회담 공개와 관련해서 말씀하시는 것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면서 “저희도 그건 공감을 하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모처럼 만나서 할 얘기가 많은 만큼 일단 통상 관례대로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을 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에 기자분들과 함께 공개회의 하는 것이 순조롭게 회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