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동계 스포츠의 제전, 평창 동계올림픽이 2월 9일 막을 올린다. 

‘김연아의 나라’ 한국이지만 사실 김연아가 일으킨 여자 피겨 스케이트 이외의 국내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생소한 탓인지 동계스포츠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도 많지는 않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관심이 생겼다면 지금이 ‘관람 적기’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질 드라마를 ‘예습’할 수 있는 영화, 드라마, 만화 등 국내외 동계 스포츠 소재 픽션들을 모아봤다.

★동계 스포츠 영화의 고전…’쿨 러닝’

동계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영화 제목이 있으니, 바로 자메이카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의 동계올림픽 참가기를 다룬 ‘쿨 러닝’이다.

주인공은 1988년 서울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자메이카의 100m 육상선수다. 그러나 불운히 선발전에서 탈락하자, 육상 단거리 선수가 봅슬레이 종목에 강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바꿔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로 한다. 이후 무작정 캐나다 캘거리로 떠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훈련과 출전기가 웃음과 감동을 자아낸다. 

겨울도 없고 눈도 없는 나라에서 ‘눈썰매’ 봅슬레이에 도전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인기를 끌다 보니,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이 아닌 나라에서 이변을 일으킬 때 ‘한국판 쿨 러닝’이라는 등의 수식어가 붙게 됐다. 

★스키점프로 흥행 성공, 영화 ’국가대표’

한국의 동계 스포츠 영화로는 ‘신과 함께’로 최근 천만 관객을 달성한 김용화 감독의 2009년 성공작인 ‘국가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1996년 급조된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펼쳐지는 스토리로, 85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스포츠 영화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뒀다. 실제 한국 스키점프 국가대표로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는 최서우가 작품의 모델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 작품의 인기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동계 아시안게임 도전을 그린 수애 주연의 ‘국가대표2’(김종현 감독)도 2016년 개봉됐다. 

★빙상 드라마, ‘트리플’, ‘야왕’, ‘퍽’, 일드 ‘프라이드’

국내 드라마에서 빙상 종목이 다뤄진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2009년 최초의 ‘피겨스케이트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트리플’이 있다. 신인이던 민효린의 피겨 선수 변신으로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무게감 있는 배우 이정재, 이선균, 윤계상이 남자주인공 트리오로 합류해 큰 기대를 모았고 민효린의 피겨 스케이팅 장면은 매끄러웠지만 스토리와 러브라인이 설득력이 없다는 평가와 함께 시청률에선 성공하지 못했다.

그나마 ‘아이스하키’가 등장하는 작품들이 간간히 있었다. 권상우, 수애 주연의 2013년작 드라마 ‘야왕’에서는 동방신기 유노윤호(정윤호)가 아이스하키 선수로 등장해 소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2015년 방송된 SBS 2부작 드라마 ‘퍽’은 인생 막장을 달리는 사채업자가 대학 아이스하키팀에 합류하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렸다. 배우 이광수, 곽동연 등이 실감나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변신했다. 

아이스하키를 본격 소재로 삼은 드라마로 2004년 방영 일본 드라마 ‘프라이드’가 있다. 톱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을 맡아,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른바 ‘일드 마니아’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작품이다. 

★흔치 않은 ‘아이스댄싱 만화’, ‘키스&네버 크라이’

‘피겨 퀸’ 김연아 이전에는 피겨 스케이트 스타라고는 전무했던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피겨 스케이트가 오랫동안 상당히 인기 종목이었고 선수층도 두텁다. 이를 반영하듯 피겨 스케이트를 소재로 한 만화 ‘키스&네버 크라이’도 피겨 팬들에게 상당한 인기작이다. 순정만화이지만 어둡고 복합적인 스토리에 스포츠 소재가 잘 녹아들어 누구라도 볼 만하다.

정확히는 피겨 스케이트가 아닌 아이스댄싱을 소재로 하고 있어 더욱 신선하다. 피겨 싱글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기를 종용받는 여주인공이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아이스댄싱을 포기하지 못하는 가운데, 복잡 다단한 청춘 로맨스가 펼쳐진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어 영화화되기도 했던 만화 ‘너는 펫’ 작가 오가와 야요이가 그린 또다른 대표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