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서 기차를 타고 독일로 넘어가던 중간에 잠시 쉬어가려고 암스테르담을 들렀을 때였다. 비행기를 타고 나라를 이동하는 것도 좋지만 기차도 좋아하는 편이라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이른 아침에 탄 기차, 해가 뜨고 있는 창 밖-

점심에 가려고 점 찍어둔 팬케이크집 위치를 자세히 알아보려고, 미리 찾아둔 지도를 역무원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역무원은 내가 보여준 곳이 아닌 더 맛있는 곳이라며 다른 집을 추천해줬다. 순간 당황했지만, 현지의 역무원을 믿어보기로 하고 지도를 받아걷기 시작했다.

 

-역에서 나와 가는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건물들 사이에 있는 강을 가까이 보고싶어 길을 건넜다. 강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뻗어 있고, 날씨 또한 너무 좋아서 모든 곳을 구석구석 걸어서 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건물 사이, 끝이 안 보이는 강-

지도를 잘 볼 줄도 모르는데 하필 건물도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마치 미로에 갇혀 같은 곳만 맴도는 것 같았다. 불안감에 두 블럭 정도 지날 때마다 외국인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물어보고 팬케이크 집에 도착했다. 도착하고서도 무려 40분을 기다려 들어갈 정도로 사람이 많은 곳이었다.

 

-팬케이크, 대화하는 사람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내부를 둘러봤다. 지하의 분위기도 좋고, 대화하는 사람들도 보이고하니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팬케이크 하나랑 요거트우유를 한 잔 시켰다. 혼자 먹기엔 꽤 많은 양이었지만, 여태 먹어본 팬케이크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맛있어서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또 가고싶은 곳 중 한 곳이다. 팬케이크 가게를 추천해준 그 역무원에게 너무 고마웠다. 현지인의 추천을 받아 맛집에 가는 건 여행 중 즐거움을 두배로 만들어준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건물, 자전거-

길을 나섰다. 역시나 건물들로 인해 거기가 거기 같은 길… 암스테르담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틈이 없을 정도로 오밀조밀 붙어있었다. 또 건물이 앞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데, 보기에는 답답해 보이지만 이렇게 건축한 이유가 있어 그 의미를 알고나면 신기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마치 장난감집 같은 건물들은 예뻤다.

암스테르담은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나라로 유명하기도 하다.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을 정도라 거리에는 자전거가 즐비해 있었다.

 

-아이 암스테르담 조형물-

저녁에는 기차를 타야했다. 시간상 안네 프랑크의 집도 줄이 길어 포기한 대신 반고흐 미술관으로 향했다. 근데 이곳도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어 2시간반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고민이 됐지만, 밖에서 줄을 서고 기다려야하는 상황에 갑자기 비도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이곳도 포기하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에 다른 박물관들을 가보고, 공원도 걸었다. 그리고 유명한 아이 암스테르담(Iamsterdam) 조형물이 보였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어김없이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사진으로만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

 

-중앙역으로 걸어가는 길. 담 광장-

빗물로 촉촉히 젖은 땅, 광장 사이를 지나다니는 트램, 겨울밤을 밝히는 화려한 트리...
뭔가 씁쓸하고 아쉬운 날이지만, 이 아쉬움으로 인해 다시 이 나라를 찾아올 핑계가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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