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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난감한 파혼 스토리, 그 이후

혼자만의 삶에 매우 만족하는 싱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결혼’을 꿈꾸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결혼 뒤까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일단 결혼은 해야겠다며 문의(?)를 해 오는 젊은 싱글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 ‘결혼은 쉬운 일이 아니다’입니다.

그러나 이론에만 정통해질 뿐, 결혼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당연히 피부에 와 닿지는 않겠지요. 그런 경우 살면서 목격한 몇 번의 ‘파혼 스토리’를 들려주곤 합니다. ‘파혼’이라는 단어 자체가 충격적(?)인 느낌이라 다들 흥미롭게 듣는 얘기들이죠.

한 번은 아는 친구가 청첩장을 돌렸습니다. 오랫동안 만나 온 사람과 결혼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결혼식 전날 ‘리마인드 문자’까지 왔던 것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다음날 애써서 ‘하객패션’으로 정장까지 차려입고 결혼식장에 도착했는데, 안내판 하나만 덩그러니 걸려 있었습니다.

‘O월 O일 O시 결혼식은 사정상 취소되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하객들을 전부 그야말로 ‘대략 난감’ 상태에 빠졌지만 누구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당사자에게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주 친한 친구라면 물어본 사람도 있었겠지만, 사회에서 만난 친구 사이에 그걸 캐묻기란 어려운 일이었지요. 이후 그 친구가 몇 년 뒤 당시 결혼하기로 했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른 파혼담들은 이것보다는 좀 덜 신선하고, 직접 옆에서 본 건 아닌 이야기도 있습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양가의 의견이 맞지 않아서 혼담이 깨진 경우는 꽤 흔하고,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왔는데 같이 못 살겠다고 해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그냥 헤어진 파혼담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 이후’입니다. 가장 드라마틱했던 파혼담의 주인공도 다시 결혼했다는 당연한 사실 말이지요. 워낙 희한한 스토리여서 듣는 사람에게는 충격인데, 막상 본인은 그 뒤 잘 정리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만족스러운 결혼생활 중이라는 겁니다.

물론 하객들의 황당함과 준비가 다 됐던 결혼식을 날림으로써 발생한 금전적 손해는 있었겠지만 평생이 걸린 문제인데 그 정도는 대수가 아니었겠지요.

모든 파혼담의 주인공들이 다 새로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파혼했다고 세상이 다 끝나는 건 아닙니다. 독신으로 그냥 살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결혼은 나한테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리고 싱글로 여생을 즐겁게 살아간다면 그것도 꽤 괜찮은 인생이지요.

결혼해 살고 있는 사람들을 여럿 접해봐도, 남자든 여자든 이성 친구를 많이 만나 보고 다양한 연애사를 거친 사람들이 현재의 배우자에 상대적으로 더 만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도 ‘그렇게 많이 만나봐서 다행’이었다고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다양하게 만나 봄으로써 사람 보는 눈이 키워지고, 결국 최종적으로 선택한 배우자도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선택했기 때문에 더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파혼이 살면서 한 번 해야 할 경험은 결코 아니지만 어쨌든 남은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그것마저도 경험의 하나가 될 수는 있습니다.

언젠가 결혼을 꿈꾸는 싱글이라면, ‘파혼급’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인생 경험으로 삼는다 생각하고 다양하게 겪어 보기를 권합니다. 먼저 결혼한 사람으로서 강력 추천합니다. 

에디터 이예은  yeeuney@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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