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하와이가 평온한 토요일 아침을 깨운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에 '패닉'의 섬으로 변했다.

13일 오전 8시7분(현지시간)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비상경보 메시지가 휴대전화를 울렸다. 이 메시지는 평온한 주말을 뒤흔들었다. 하와이 비상관리국(HEMA)은 이날 미사일 공격 오경보가 발령되고 나서 약 10분 뒤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 공격은 없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SNS 미사용자들에게는 정정된 내용이 전달되지 않은데다, 이 SNS의 내용이 진짜인지 확인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주 당국이 "미사일 경보는 실수였다"는 공식 발표를 하기까지 약 40분 간 패닉 상태가 이어졌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경보를 접한 사람들은 피난처로 몰려들었고, 도로 위를 달리던 운전자들도 차를 버리고 인근 터널로 잽싸게 대피했다. 호놀룰루 지역 고속도로 H-3에는 텅 빈 차량들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카우아이 섬의 해변 호텔 투숙객 30여명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지하주차장으로 대피했다.

이날 탄도미사일 공격 대피 경보는 임무교대 시간에 담당자가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눌러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공격 오경보 발령은 HEMA이 작업교대 도중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빚은 실수였다고 밝혔다. 이게 주지사는 고통과 혼란을 일으킨 데 사과하면서 시스템을 재점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하와이는 북한에서 7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않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라면 충분히 사거리 안에 놓일 수 있다. 하와이 주 정부는 10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000피트(305m) 상공에서 터질 경우 반경 8마일(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지난해 12월 초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사이렌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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