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 몰려오는 다양한 영화들이 대중의 가슴에 뜨거운 불씨를 놓고 있다. 흥행 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1987’과 오는 25일 개봉하는 ‘공동정범’ 등 국가폭력의 흔적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각각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 ‘1987’...박종철 열사 31주기 추모 열기 주도

지난달 27일 개봉해 5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1987’이 대중에게 아픈 과거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영화는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사건의 시발점이 된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지난 14일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박 열사의 31주기 추모식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박 열사가 경찰의 고문을 받다 숨진 서울 용산구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열린 헌화 행사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오늘 헌화에만 200여명의 시민들이 방문했다”며 “올해는 영화 때문인지 지난해보다 많은 시민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방명록이 가득 찰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 박 열사가 고문을 받았던 509호 앞에는 헌화하기 위한 시민들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 ‘공동정범’...용산참사 9주기 관심 증가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공동정범’은 용산참사 생존자들의 삶을 조명한다. 2009년 1월, 아 돌아왔지만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어버린 이들이 엇갈린 기억을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그들의 삶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국가폭력의 ‘흔적’을 담아내어 또 한 번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철거민들을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이 나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는 오는 20일 9주기를 맞는다. 그리고 오늘(15일) 오전 서울 남영동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 주관으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들은 국화꽃과 장미를 하나씩 들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예년에는 상복을 입었지만, 올해는 새 정부가 진실을 밝혀달라는 의미에서 장미와 국화꽃을 들었다.

추모위는 오는 20일 용산참사 9주기를 맞아 일주일 간 추모제를 여는 등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추모위는 9주기 당일인 20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 앞에서 9주기 추모제를 열고 오후에는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공동정범’의 추모 상영회를 열 예정이다.

 

사진=각 영화 스틸컷, YTN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