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과 지현우의 멜로 영화라고 하면 나이차 때문에 관객들은 물음표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빛나는 순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부터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아픔, 그리고 세대차를 극복한 두 남녀의 사랑까지 오롯이 담아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 1PICK: 고두심 X 지현우, 나이차 문제없는 멜로 케미

고두심과 지현우는 각각 해녀 진옥, 다큐멘터리 PD 경훈 역을 맡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전해준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겉으로 느껴질 뿐이다. 진옥과 경훈은 각자 내면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서로를 알아갈수록 비슷한 지점을 찾아가며 마음을 주고받는다. 마음 한 공간의 빈자리를 채워준 두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감정을 드러낸다.

가슴속 무언가 뜨거움이 올라오게 하는 고두심과 지현우의 연기 호흡은 나이차가 많이 난다고 해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멜로보다 더 감정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특히 고두심의 롱테이크 신은 압도적이며 고두심과 지현우의 입맞춤은 슬프기까지 하다.

# 2PICK: 스크린 랜선 여행, 제주도의 모든 것

‘빛나는 순간’은 제주도의 빛나는 모든 걸 담아냈다. 해녀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성산일출봉부터 상사화, 제주 바다, 보말죽, 전복 등 아름다운 제주를 한눈에 즐기게 해준다. 파란 바다, 하늘 배경은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여기에 산속 녹색의 비주얼도 가득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대사의 절반 이상이 제주도 방언인 것도 특별하다. 상업영화에서 제주도 방언이 주를 이루는 영화는 흔치 않다. 실제 제주도 출신인 고두심은 방언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현지 출신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방언을 듣는 게 걱정? 자막이 있어 문제가 없다. 자막이 있어 이들의 마음을 글로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3PICK: 누구나 아픔이 있다, 이를 이겨낼 두 사람의 ‘밤편지’

진옥과 경훈에게 바다는 자신을 아프게 만드는 존재다. 그런 두 사람이 바다를 통해 만나고 사랑을 싹 틔운다. 아픔에는 세대차이가 없다. 나이가 많든 적든 인생을 살아가면서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진옥과 경훈은 그 아픔을 공유할 사람이 서로라는 걸 깨닫게 된다. 사랑은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란 걸 이 영화가 또 한번 깨닫게 한다.

여기에 영화의 OST, 경훈의 휴대전화 벨소리로 사용된 아이유의 ‘밤편지’가 관객들의 귀를 맴돌게 할 것이다. ‘밤편지’가 두 사람의 마음을 대변해 가슴 절절한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러닝타임 1시간 35분, 12세 관람가, 6월 30일 개봉.

사진=‘빛나는 순간’ 스틸컷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