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극장가엔 푸른 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올 전망이다. 최근 스크린 속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청춘(靑春) 배우들이 통통 튀는 작품을 예고,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최근 개봉한 ‘누에치던 방’ 등 독립영화계의 움직임을 필두로, ‘궁합’ ‘리틀 포레스트’ 등 상업영화로도 그 기조가 옮겨 오고 있는 모양새다. 아픈 청춘의 초상부터 당당히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기대만발 ‘청춘영화’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 환절기

고3 아들 수현(지윤호)을 키우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미경(배종옥). 어느 날 수현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용준(이원근)을 데리고 와 함께 지내게 된다. 몇 년 후, 국에서 제대한 수현은 용준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지고, 식물인간이 돈 아들 수현을 지키는 미경은 혼자 멀쩡한 용준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러다 미경은 아들 수현과 용준, 두 사람 사이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환절기’(감독 이동은)는 소외 받는 청춘의 초상을 동성애 코드로 은유해 바라보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종옥이 조금씩 편견을 거둬가는 어른으로 중심을 꽉 잡고, ‘라이징 스타’ 이원근이 움츠러드는 청년 용준으로 분해 섬세한 감정을 표출한다. 영화는 이들이 서로를 한 걸음씩 이해하는 과정을 소묘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유발한다. 러닝타임 1시간41분. 15세 관람가. 22일 개봉.

 

‣ 궁합

극심한 흉년이 지속되던 조선시대. 송화옹주(심은경)의 혼사만이 가뭄을 해소할 것이라 믿는 왕(김상경)은 대대적인 부마 간택을 실시하고,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은 부마 후보들과 송화옹주의 궁합풀이를 맡게 된다. 이에 송화옹주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할 수 없다며 궐 밖으로 뛰쳐나가 부마 후보들을 차례로 염탐하기 시작하는데...

2013년 ‘관상’에 이은 역학 3부작의 두 번째 작품 ‘궁합’(감독 홍창표)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옹주’의 혼사와 궁합풀이라는 소재가 얽혀 흥미를 더한다. 조선시대라는 꽉 막힌 시대배경 속에서 자신의 혼인과 운명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려는 옹주 캐릭터는 관객들의 호응을 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승기가 전역 후 첫 선보이는 스크린 복귀작이란 사실도 기대포인트다. 28일 개봉.

 

‣ 리틀 포레스트

시험, 연애, 취업 등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김태리)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을 만난다. 그들과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한 혜원,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다.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관객들이 극히 공감할 만한 아픔을 이고진 주인공 혜원이 아름다운 시골풍경, 따스한 음식, 행복감을 전하는 친구들로 인해 힐링을 얻는 모습을 차분히 바라본다. 극장 밖 현실에 늘 치여 사는 청춘들을 스크린 속으로 퐁당 빠뜨릴 채비를 마쳤다. 28일 개봉.

 

‣ 괴물들

사물함 속 제초제 음료수를 마신 교내권력 1인자가 입원하자 2인자인 양훈(이이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재영(이원근)을 제물로 삼은 양훈의 괴롭힘이 점점 더 심해져 가던 어느 날, 양훈은 재영에게 자신이 짝사랑하는 보영(박규영)의 뒤를 밟게 시킨다. 재영은 보영과 똑같이 생긴 예리를 통해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하는데...

청춘누아르 ‘괴물들’(감독 김백준)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담는다. ‘제초제 음료수 사건’이라는 충격적 실화를 모티프로 권력과 폭력의 이면을 완성도 있게 그려냈다.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하는 이원근과 이이경이 캐스팅돼 기대를 높인다. 학교 폭력, 왕따 문제 등이 아직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지는 가운데, 이 작품이 전달할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3월8일 개봉.

 

‣ 소공녀

일당 사만오천 원에 가사도우미 일을 하는 미소(이솜). 그녀의 유일한 낙은 퇴근 후 마시는 위스키와 담배다. 하지만 새해와 함께 담뱃값이 오르는 위기가 찾아온다. 그녀는 위스키와 담배를 지키기 위해 과감히 아늑한 집을 포기한다. 그리고 서울 곳곳에 흩어져 사는 친구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가장 보통의 삶을 사는 우리를 만나는 미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공녀’(감독 전고운)는 가난하지만 힘을 잃지 않고 사는 청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안정적 삶이 목표가 된 요즘, 자신의 낙을 위해 기꺼이 집을 포기하는 삶을 보여주면서 진정 옳은 방향의 생이란 무엇이지에 관한 질문을 남긴다.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배우 안재홍과 이솜이 주연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러닝타임 1시간42분. 3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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