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엽(25·배우)

 

 

1. 자원활동

가세가 기울었던 고교 시절, “학업의 끈을 놓지 말라”며 꿈과 희망을 향해 걷기를 당부하셨던 선생님이 계셨다. 인생의 멘토인 그 분처럼 희망을 심어주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다. 그런 다짐의 일환이었던 봉사활동을 이제 ‘자원활동’이라고 말한다. 봉사활동이 누군가를 위해 주는 행위라면, 자원활동은 함께 나눔으로써 내가 더 많이 배우는 활동이다. 연예인 기부나 청소년들의 해외활동에 대해서도 ‘나눔’ 자체를 의미 있게 봐줬으면 좋겠다.

 

2. 인디음악

인디밴드 음악을 즐겨 듣는다. ‘나만의 밴드’들이 유명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설레고, 내가 유명해진 듯 좋다. 그룹 어쿠르브와 멜로망스를 좋아한다. 요새는 루카스 그레이엄의 ‘7 years’를 사춘기 반항아가 된 듯이 즐기고, 작품 때문에 알게 된 데이빗 보위의 ‘I’m deranged’를 자주 듣는다.

 

3. 영화

연기자의 꿈을 키워준 것은 영화다. 다양한 인생 체험, 탄탄한 시나리오가 전하는 메시지, 음악 미술 등 모든 게 매력적이었다. 사회를 성찰할 수 있기에 단편·독립영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토니 스콧 감독의 ‘트루 로맨스’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고, 그리스 영화 ‘송곳니’를 통해 억압이 인간 본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할 수 있었다. 최근엔 자비에 돌란 영화에 빠져 지낸다.

즐겨 찾는 독립영화관

4. 파리

정신적으로 황폐했던 시기에 돈을 긁어모아 파리행 티켓을 끊었다. 도착 첫 날, 가진 것을 죄다 도난당한 뒤 주머니에 남은 몇 푼으로 바나나와 크로아상 한 개, 물만 마시며 버텼다. 배고프지만 아름다웠던 고난. 그래서 파리가 더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공간 이동이 도보로도 가능하다는 것은 가난한 청춘에게 무척 은혜로웠다. 다시 가고픈 곳이다.

 

5. 친구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해야 했던 청소년 시절부터 꿈의 문턱을 향해 한 발씩 걷고 있는 지금까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친구들이 채워주고 있다. 슬픔, 기쁨, 위로와 격려 모두. 친구들이 내겐 소중한 재산이다.

 

6. 잡지

씨네21, 더뮤지컬 등 문화 관련 잡지를 주로 본다. 한 사회가 발전하는 데 경제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철학이나 문화적인 부분의 성장도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문화의 스펙트럼은 다양하지만, 내가 꿈꾸는 세계와 밀접한 것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또 GQ를 통해 패션감각도 키운다.^^

 

7. 가족

나를 이루는 것들 중 가족을 빼고 나로만 이뤄지는 것은 몇 할이나 될까? 9살 위 누나에겐 질투를, 부모님께는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늦둥이 장남이자 막둥이로 자랐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어떻게 갚으며 살까 고민한다.

 

8. 길고양이

길냥이들에게선 뭔지 모를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관조가 어른거린다. 가까이 있지만 표내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기! 한 걸음 물러서서 관조의 자세로 성찰하기!

 

9. 기타

악기 연주는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대학생이 돼서야 날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를 배울 수 있게 됐다. 바로 기타. 아직은 기본 코드 정도를 연주하는 실력이지만, 친구들과 한강변에서 버스킹도 하고 있다. 이참에 “아일랜드 가서 버스킹을 하고 말테다”란 버킷리스트를 품게 됐다.

 

10. 책과 바다

어느 곳에서든 여행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모든 책은 나름의 깨달음을 던져준다. 바다는 늘 나를 꿈꾸게 하고, 춤추게 하고, 설레게 한다. 매순간 바다 위에 서 있듯이 살아간다면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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