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 날이다. 이미 날씨는 여름이지만 그래도 5월이 주는 봄 느낌을 포기하긴 뭔가 아쉽다. 그래서 준비했다. 5월에게 외치는 ‘가지마’ 송! “진짜 안가면 안 되니?” (억지스럽고 어이가 없다면 단순히 기분탓입니다.)

 

 

1. 브라운 아이즈 - 가지마 가지마

한국 R&B의 최강자 브라운 아이즈의 명곡 ‘가지마 가지마’는 떠나는 연인에게 외치는 남자의 절규다. 하지만 왠지 오늘 내겐 떠나는 5월에게 던지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도입부 가사 ‘우리 함께했던 날들 그 기억들만 남아’부터 지난 석 달 동안 쌓았던 봄날의 추억이 진하게 묻어난다. 앞으로 10개월 후에나 다가올 봄에게 “장난처럼 돌아오라”고 카톡이라도 남기고 싶다.

 

 

2. 상상밴드 - 가지마 가지마

유독 땀이 많은 사람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 여름은 유독 쥐약이다. 아마 봄을 만날 수 있다면 이 노래처럼 찌질하게 붙잡지 않을까? 특히 “식어가는 마음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왠지 “조금은 더워도 괜찮다”는 타협의 자세마저 엿보인다.

 

 

3. 윤종신 - 그대 없이는 못살아(Spring ver.)

담백한 윤종신의 목소리가 내뱉는 고백은 봄날 햇살만큼 눈부시다. 물론 여름 햇살보단 포근하다. 가사 속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도 아마 여름이었다면 더위에 지쳐 사랑이고 뭐고 다 포기해버렸을 테다. 그래서 노래 제목을 ‘그대 없이는 못살아’에서 ‘사랑 없이는 못살아’나 ‘봄 없이는 못살아’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4.임세준 - 오늘은 가지마

이 노래는 두 가지 깜놀 포인트가 있다. 첫사랑과 이별할 때 내 심경을 고스란히 옮겨 놨다는 것 하나와 임세준이란 가수의 가창력이다. 하지만 유독 5월 31일, 오늘은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아직 봄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 된 이들의 절절한 마음과 같다는 것! 봄이 떠난다는 사실에 눈물도 나고, 담담할 줄 알았는데 꽤 많이 아쉽기도 한 심경이 녹아있다.

 

 

5. 바이브 - 다시 와주라

만약 정말정말 떠나는 봄이 아쉽다면 윤민수처럼 영혼을 끄집어 내 노래를 해보자. 올라가는 혈압만큼 봄도 감동해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 특히 “너 다시 돌아와주라”하는 가사에서 나라 잃은 표정은 필수다. 한때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마음을 위로해줬던 곡이 흘러가는 봄 마지막 날 공허한 마음까지 달래준다. 내 아쉬운 마음보다 더 크게 절망하는 보컬을 듣고 있자면 내 슬픔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6. 유현상 - 갈테면 가라지

밴드 백두산의 보컬리스트 유현상이 부른 ‘갈테면 가라지’는 이별 앞에 쿨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 하지만 이 차도남은 의외로 뒤돌아서 눈물짓는다. 그만큼 아쉬운 게다. 어차피 떠날 봄을 붙잡아봤자 소용없다는 태도다. 어차피 내년에 또 돌아올 테니까. “갈테면 가라지, 또 뭐 올테면 오라지” 크으... 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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