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블의 쌍방향 사랑은 현재 최고치를 찍고 있는 듯하다. 부산에서 촬영했기로 잘 알려진 ‘블랙 팬서’가 13일 드디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역대 마블 영화 중 최고 사전 예매량을 경신하며 국내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입증해보였다. ‘화이트 워싱’이 난무하는 할리우드 영화 시장에서 귀하게 탄생한 흑인 위주의 영화 ‘블랙 팬서’는 북미 첫주 1억 2000만 불 이상의 수익이 전망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끼치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 번째 챕터를 여는 ‘블랙 팬서’는 단순히 새로운 히어로의 등장만을 알리지 않는다. 지난 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확인한 영화는 획일화되고 있는 마블 히어로 무비의 한계를 깨고, 기존 마블 솔로 무비와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떨쳤다. 단연 화려하고 스웩 넘쳤던 ‘블랙팬서’만의 BLACK 파워, 그 다섯 가지를 꼽아봤다.

 

아프리카의 대자연+최첨단 과학기술의 융합 ‘와칸다’

가장 매력적인 블랙 히어로 ‘블랙 팬서’를 설명하기 이전에 ‘와칸다’로 불리우는 환상적인 세상부터 탐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와칸다는 임무를 수행하고 고국에 돌아가던 티찰라(채드윅 보스만)가 “매번 봐도 새롭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외지인이자 CIA 부국장 에버렛 K. 로스(마틴 프리먼)가 와칸다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자기부상 열차를 보고 감탄을 쏟아낼 만큼 발전된 과학 기술의 왕국이기도 하다.

대자연과 과학의 공존, 희귀 금속 비브라늄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왕국은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지구의 그 어떤 곳은 물론, 또 다른 마블 영화 ‘토르’ 속 아스가르드도 와칸다의 화려하고 스타일리쉬한 비주얼에 압도당할 테다. 아프리카 부족민들의 고유한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평화롭게 상생하는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눈길을 끈다.

 

고뇌로 점철된 인간적 히어로 블랙 팬서

지난 2016년,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의 강렬하게 첫 등장했던 티찰라가 와칸다의 왕위를 계승하며 극장가를 다시 찾아왔다. 최강의 희귀 금속 비브라늄 수트를 입고 표범처럼 날아다니는 그의 모습이 얼마나 많은 마블 팬들의 심장을 후드려 팼던가! 천재적인 지능, 아이언맨을 능가하는 재력, 캡틴 아메리카에 필적하는 신체 능력 등 도통 빠지는 게 없는 히어로 완전체다.

티찰라가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그가 ‘고뇌하는 왕’이기 때문이다. 와칸다 국민들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동포들을 위한 의식을 함양하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거친다.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해 블랙 팬서의 힘을 지우고 라이벌과 결투할 때 느꼈던 인간적인 의식을 잃지 않으려 한다.

 

지혜롭고 강력한 조력자 3인 ‘나키아’ ‘오코예’ ‘슈리’

나키아(루피타 뇽),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슈리(레티티아 라이트)까지. 티찰라 왕 옆에서 각자 사랑과 명예, 지성을 담당하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세 명의 흑인 여성은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이들은 그간 히어로 영화에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 특성으로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고뇌하는 왕 티찰라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수직 관계이기 보다는 수평 관계에 놓여 왕을 돕는다.

나키아는 성숙한 매력의 캐릭터가 주를 이뤘던 ‘히어로의 연인’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묘사에 따르면 그녀는 사고(?)도 많이 치고 가끔은 무모하리만큼 도전 정신이 강한 모양이다. 오코예는 커다란 슬픔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신뢰를 끌어당긴다. 열여섯살의 어린 나이지만, 비상한 능력으로 와칸다 왕국 과학 기술을 이끄는 슈리는 천진난만하고 개구진 매력으로 엄마미소를 짓게 만든다.

 

매력 철철, 섹시한 빌런 ‘에릭 킬몽거’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면서도 주저하지 않지만, 관객들이 에릭 킬몽거(마이클 B.조던)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될 이유는 다분하다. 치명적인 섹시함은 베이스(에디터의 취향이다). 알고보니 아프기 짝이 없던 에릭의 과거에 관객들의 가슴이 절절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자신의 유년 시절에 대한 보상으로 와칸다를 찾은 에릭 킬몽거는 티찰라를 위협하면서도 인간적인 이해를 받길 바라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대세 켄드릭 라마 필두, BLACK 뮤직의 향연

‘블랙 팬서’는 힙한 매력으로 점철된 스타일리쉬한 영화다. 예고편에서부터 소개된 음악들은 물론, 영화 내내 깔리는 힙합 리듬이 ‘블랙 팬서’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완벽히 조성해냈다. 특히 미국의 대세 래퍼 켄드릭 라마의 음악들이 영화 곳곳에 가득 채워진다. 특히 ‘블랙팬서’의 엔딩을 세련되게 장식한 곡 ‘All The Stars’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컬리스트 SZA와 함께해 더욱 기대를 모으며, 래퍼 제이 락과 함께 작업한 ‘King’s Dead’도 관객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다.

 

+번외 포인트) 닉 퓨리의 부재로 인한 아쉬움

첫 마블 흑인 히어로의 솔로 무비 ‘블랙 팬서’가 더욱 완벽한 드림팀이 되길 기대했던 에디터는 닉 퓨리(사뮤엘 L. 잭슨)의 부재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MCU의 대표 흑인 캐릭터이자 ‘어벤져스’ 멤버들의 든든한 멘토인 닉 퓨리가 최근 마블 작품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던 만큼 ‘블랙 팬서’에서 재등장했다면 굉장히 반갑지 않았을까?(아쉬움 만땅).

대신 마블의 명예 회장이자 카메오의 귀재인 스탠 리가 어느 순간 깜짝 등장하며 관객들에게 깨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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