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실사영화판에 안착한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실사영화 ‘염력’의 흥행에 노란불이 켜졌다. 독특한 초능력 소재, 그리고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며 궁금증을 높였지만,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관객들의 혹평이 이어지며 관객동원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염력’은 지난 6일 전국 관객 수 3만421명을 동원했다. 개봉 4주차에 접어든 ‘그것만이 내 세상’(5만5691명)에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개봉한지 채 1주일이 되지 않았지만 드롭율이 심각하다. 7일 오후 9시30분 기준 예매량은 9920명으로 1위 '블랙팬서'(7만9724명)의 12% 수준인 4위에 그쳤다.

‘염력’은 총제작비 130억을 들인 대작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선 거의 400만 관객을 모아야 한다. 독창적인 소재와 ‘천만감독’ 연상호, 티켓 파워를 가진 류승룡, 심은경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높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연히 흥행할 것이라 생각했던 ‘염력’의 파괴력은 기대에 못미치는 실정이다.

그 기대감 만큼 개봉 첫 날부터 ‘염력’은 동시기 개봉작들을 압도하는 페이스로 27만331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것만이 내 세상’의 개봉 첫날 관객수(12만6797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고, 700만 관객을 돌파한 ‘1987’의 개봉 당일 관객수(33만1736명)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관람객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그 이튿날 관객수는 10만1926명으로 무려 62%의 드롭율을 보였다.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주말(2일~4일)에도 46만8776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 6일엔 3만421명을 동원, 개봉 첫날과 비교했을 때 일주일 만에 약 90% 수준의 관객동원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이번 주에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과 ‘패딩턴2’ 등의 기대작들이 개봉하고, 다음주엔 마블영화 ‘블랙팬서’와 ‘흥행괴물’ 강동원의 ‘골든슬럼버’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기세대로라면 ‘염력’은 손익분기점은커녕 110만 명 내외의 관객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평단의 반응과 관객들의 댓글을 살펴봤을 때 염력의 실패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아직 현재진형형인 용산참사를 노골적으로 끌고 와 선악을 날카롭게 구별한 지점에 대해 불편했다는 의견이다. 둘째로는 초능력이라는 판타지적 소재, 시종일관 이어지는 코믹하고 가벼운 분위기가 영화 전반에 크게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반응도 다수였다.

최근 극장가의 흥행은 관객들의 반응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데 ‘염력’은 긍정적 입소문을 타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네티즌 평점(2월7일 오후 9시 기준)은 5.19점으로 1점을 준 네티즌은 37%, 10점을 준 관객은 31%다. 관객들의 40자평도 “돈을 주고 봤다는 사실에 너무 화나서 부들거린다”(micl****), “문화의 날 할인 안 받았으면 울었을 듯”(ppo1****) 등의 부정적 반응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염력'을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회비판적 메시지에 공감했다"(syon****), "주성치 영화 보듯 유쾌함"(jung****) 등의 반응도 심심찮게 살펴볼 수 있어, 과연 '염력'이 흥행 역주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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