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0이 어느새 중반을 지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16강전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와 체코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각각 웨일스, 네덜란드를 꺾으며 8강에 안착해 언더독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는 유로92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 당시 덴마크는 독일은 2-0으로 제압하고 사상 첫 유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로 예선에서 조 2위를 기록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조 1위를 차지한 유고슬라비아가 보스니아 내전으로 국제경기 출전 제재 조치되며 덴마크가 대타로 참가했다. 덴마크의 유로 우승은 동화의 나라가 쓴 ‘축구 동화’였다. 그 후 유로2004까지 단 한번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 덴마크의 분위기는 유로92와 비슷하다. 덴마크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장마비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충격에 휩싸였고 핀란드에 0-1로 패배했다. 에릭센은 기적적으로 일어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 핀란드, 벨기에에 연패를 당한 덴마크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러시아에 4-1 대승을 거두며 1승 2패로 16강에 턱걸이했다.

16강에선 웨일스에 4-0 완승을 기록하며 당당히 8강에 올랐다. 유수프 포울센, 담스고르, 키예르, 호이비에르 등이 덴마크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2경기 8골이라는 놀라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덴마크의 다음 상대는 체코다. 체코 역시 이번 대회 다크호스의 면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코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 조 3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성적은 3위였지만 이들이 경기 내내 보여준 퍼포먼스는 남달랐다. 스코틀랜드를 2-으로 제압했고 강호 크로아티아에 1-1 무승부, 우승후보 잉글랜드에 0-1 석패했다. 16강에서 만난 네덜란드 또한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나라였다.

체코는 네덜란드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FIFA 랭킹 40위 체코는 16위 네덜란드와 상성 관계다. 네덜란드는 유로76 준결승에서 개최국 체코에 1-3으로 졌고 유로2004에선 조별리그에서 2-3으로 패했다. 유로16 지역예선에서도 홈 앤드 어웨이 모두 졌다. 이번엔 네덜란드가 다른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3승 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체코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도니 말렌이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날렸고 수비수 데 리흐트가 퇴장을 당했다. 체코는 이 기세로 내리 2골을 집어넣으며 2-0 승리를 거뒀다.

공격수 패트릭 쉬크는 조별리그부터 상대 골망을 흔들며 이번 대회 최고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스타 선수는 없지만 끈끈한 조직력,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체코는 8강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체코가 4강에 오른 건 유로2004가 마지막이었다.

언더독 2팀이 4강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4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아르제바이젠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현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팀은 누가 될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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