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 등을 통해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배우 김지원(26)이 오랜만에 스크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기 시리즈 ‘조선명탐정’의 세 번째 작품,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을 통해서다. 김명민-오달수, 두 명배우들 사이에 나란히 선다는 것은 물론, 첫 사극 도전이라는 무게감까지 어깨에 짊어졌다.

 

김지원은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에서 기억을 잃은 채 명탐정 일행과 함께 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된 괴력의 여인 월영 역을 맡았다. 능청맞은 콤비 개그를 멀뚱히 지켜보며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후반부 강력한 드라마까지 책임진다. 그녀의 올곧은 활약에 김명민과 오달수는 숱한 자리에서 입이 마르도록 김지원 칭찬을 한 바 있다.

“선배님들이 하셨던 인터뷰를 참 많이 찾아봤어요. 체할 정도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사실 무척 유명한 영화 시리즈에 합류하는 입장이라, 또 첫 사극에 도전한 입장이라서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혹여나 작품을 망치지 않을까하는 걱정들 있잖아요. 그런데 선배님들께서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씀하신 걸 보고, 너무 감사했어요.”

김지원은 지난해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찍던 중 ‘조선명탐정: 흠혈괴마의 비밀’ 출연 제안을 받았다. 쉴 타이밍도 없이 드라마 현장에서 영화 현장으로 넘어온 그녀는 “예상치 못했던 차기작”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지친 와중에 큰 힘이 됐던 건 김명민-오달수, 두 선배에 대한 믿음과 배려였다.

“오빠들은 후배에 대한 애정이 참 많으세요. 특히 현장에서 무척 배려를 많이 받았어요. 제 어려움과 긴장감을 덜어주시려고 준비를 많이 하셨어요. 처음에 대본 리딩을 할 때, 하필 제가 오빠들 맞은편에 앉았거든요.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일부러 뒤를 돌아서 눈을 안 마주치려고 하셨어요.(웃음) 빵 터지고 긴장이 풀렸지요. 그 후에도 촬영하다가 쉴 때 늘 저를 중간에 넣어주셨고요. ‘좌명민 우달수’가 버티고 있으니까 든든했어요.”

 

한 가지 인상적인 건 김명민, 오달수를 향한 김지원의 호칭이었다. 이들은 김지원과 각각 20살, 24살 차이가 나는 그야말로 ‘대선배’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오빠’라고 말하는 김지원의 모습이 약간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오빠라는 단어가 많이 이상한가요?(웃음) 워낙 사랑을 듬뿍 받아서 제게는 큰 이질감이 있는 단어는 아니에요. 물론 처음에는 선배님이라고 불렀죠. 그러다보니 벽이 있더라고요. 아! 절대 ‘오빠라고 불러’ 하고 강요하시진 않았어요. 오히려 ‘그러지 마~’ 하셨어요. 그냥 제가 마음에서 우러나는 호칭이에요.”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꽤나 높은 작품이다. 전편들도 쏠쏠한 흥행에 성공했다. 김명민-오달수의 찰떡 케미가 워낙 끈끈해서 새로 투입되는 배우의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될 법도 했다. 김지원에게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부담스러운 부분은 없었는지를 물었다.

“개인적으로 ‘조선명탐정’ 시리즈 팬이에요. 허를 찌르는 개그가 제 스타일이에요. 두 선배의 공이 정말 큰 것 같아요. 시나리오로 이미 다 본 상황인데도, 오빠들 케미가 워낙 대단해서 웃음이 터지더라고요. 제가 이 작품에 들어온다는 게 부담도 있었지만, 기대가 더 컸어요. 3편은 월영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캐릭터잖아요. 좋은 감독님과 선배들, 대본까지 다 저를 도와주고 있어서 어렵지는 않았어요. 다만 월영이 가진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 몫인 거니까요.”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 ‘쌈, 마이웨이’를 연달아 대히트 시키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조선명탐정’은 그 인기에 방점을 찍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드라마 촬영을 마치자마자 바로 영화 현장에 뛰어들면서 체력적인 힘듦이 있었을 터다. 한창 놀고 싶은 20대 중반의 나이.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았죠. 드라마를 마치고서 바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준비도 부족했고요. 그런데 확실히 영화는 하루에 3신 정도를 찍는 반면에, 드라마는 하루에 10신~20신도 찍으니까요. 급박함에서 차이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상하게 영화를 찍으면서 체력이 회복됐어요.(웃음)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저 스스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인 것 같아요. ‘쌈, 마이웨이’는 일주일에 이틀은 부산에서 촬영을 했어요. 서울에서 왔다갔다하는 게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분들도 피곤하셨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로 응원을 해주시는 걸 보면서 힘든지 모르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 누구나 미래를 계획해보곤 한다. 올해 ‘조선명탐정’으로 밝은 시작을 내딛는 그녀에게 앞으로의 청사진을 물었다. 잠시 고민 끝에 입을 떠난 말은 “살다 보니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다”는 다소 늙은이 같은 발언이었다.

“앞으로는 늘 잘 모르겠어요. 저도 궁금해요.(웃음) 대본을 받는 입장이다 보니까 주어진 것 안에서 어떻게 꾸려나가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음... 바둑으로 비유하자면, 당장은 왜 두는지 모르는 수가 나올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나중에 보면 얼마나 많은 집을 더 가져가는지가 승패를 좌우하잖아요. 나중에 봤을 때 좋은 집들이 남겨지길 바라면서 신중한 수를 두고자 해요.”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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