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올해 오스카 최고 화제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2018 아카데미 화제작 열전’을 오는 14일(수)부터 3월28일까지 6주간 매일 저녁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진행한다. 주요 부문 후보작부터 국내 미개봉 신작까지 총 망라해 오스카의 금빛 감동을 스크린에 실어나를 전망이라 시네필들의 심박지수를 높이고 있다.

 

 

상영작들을 살펴보면 먼저 작품상 후보에 오른 7편의 작품이 눈에 띈다.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최다부문 노미네이트에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작품상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황홀한 판타지 로맨스다. 최근 미국감독조합상 극영화 부문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범인을 잡지 못한 딸의 살인 사건에 세상의 관심이 사라지자, 마을 외곽의 대형 광고판에 도발적인 세 줄의 광고를 실어 메시지를 전하는 엄마의 분노를 그린 ‘쓰리 빌보드’도 6개 부문, 7개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골든글로브에선 ‘셰이프 오브 워터’를 제치고 드라마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2012년 ‘프란시스 하’로 주목받기 시작한 여배우 그레타 거윅이 자전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완성한 사랑스럽고 현실적인 성장 로맨스 ‘레이디 버드’ 또한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주요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여성이 감독상 감독상 후보에 오른 것은 90년 오스카 역사상 이번이 5번째고 감독상을 수상한 여성은 ‘허트 로커’(2008)의 캐서린 비글로우 뿐이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서유럽의 운명을 놓고 히틀러와 협상할지 아니면 맞서 싸울지 결정해야 할 위기에 놓인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의 면모가 돋보이는 ‘다키스트 아워’는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남우주연상을 휩쓴 게리 올드만의 오스카 최초 남우주연상 수상이 유력시되는 작품이다.

아카데미 개인 통산 10회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며 기록을 경신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베트남전쟁 조작 사건이라는 언론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더 포스트’로 돌아왔다. 극 중 워싱턴 포스트의 최초 여성 발행인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은 21번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노메네이트 기록을 세웠다.

세대를 초월하는 첫사랑을 주제로 하는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그해, 여름 손님’(국내 출간 제목)이 원작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아이 엠 러브’를 통해 아름다운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작품상에 이어 남우주연상, 주제가상, 각색상 총 4개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데어 윌 비 블러드’ ‘마스터’ 등 독보적인 연출력을 무기로 불세출의 걸작을 만들어내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팬텀 스레드’는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 모두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지 않았기에 이번 결과가 주목된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3회 수상)이자, 이 작품에서 1950년대 런던의 유명 디자이너 레이놀즈로 분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 작품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작품상 후보작들 외에도 화제작들이 풍성하다. ‘아이, 토냐’는 미국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피겨 스케이터 토냐 하딩 이야기를 다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 마고 로비가 생애 첫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의 젊은 천재감독 션 베이커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악역을 주로 맡았던 연기파 윌렘 대포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또 한명의 남우조연상 후보로 ‘올 더 머니’의 원로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있다. 극중 세계 최고의 부자 폴 게티 역에 케빈 스페이시가 캐스팅돼 촬영까지 마쳤으나 성추문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크리스토퍼 플러머로 교체, 6주 만에 재촬영하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올라 화제가 됐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인 ‘러브리스’는 이혼을 앞둔 부모가 자신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열두 살 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러시아 거장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가 인간 내면의 차가운 진실을 날카롭게 해부한 작품으로 제70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판타스틱 우먼’은 베를린영화제 최우수 각본상을 포함한 3관왕을 휩쓸었다.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용의자로 몰리게 된 트렌스젠더 마리나가 슬픔을 딛고 세상의 의심과 편견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헝가리의 거장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는 사랑이 권태로운 남자 엔드레가 회사에 새로 온 여자 마리어와 같은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포함해 4관왕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외 ‘This Is Me’으로 제75회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을 수상한 ‘위대한 쇼맨’은 아카데미에서도 주제가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전 세계 화가들이 천재화가 빈센트의 그림을 10년에 걸쳐 130여 점으로 스크린에 수놓은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는 애니메이션 장편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씨네큐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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