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설날 시즌이 도래했다. 하지만 올 설 극장가의 분위기는 예년과 다르다. 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개봉 편수나 화제성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이는 최근 개막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중의 시선이 쏠리며 상대적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옅어진 까닭이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남 등 굵직굵직한 화제거리에 이목이 집중되며 영화계가 긴장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설 강자 '조선명탐정'이 박스오피스를 선점한 가운데, 설 연휴 박스오피스에 도전장을 내민 기대작 BIG 3를 살펴봤다.

 

‣ 블랙 팬서

‘시빌 워’ 이후 와칸다의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채드윅 보스만).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최강의 희귀금속 비브라늄과 왕좌를 노리는 숙적들의 음모가 전세계적인 위협으로 번지게 된다. 이에 특별한 힘을 가진 티찰라는 세상을 구할 히어로 블랙 팬서로서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나서게 되는데...

‘블랙 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아이언맨 만큼 뛰어난 두뇌와 그를 가볍게 뛰어 넘는 재력, 캡틴 아메리카와 버금가는 신체 능력을 가진 히어로 블랙 팬서의 활약을 담아낸다. 마블 최초의 흑인 히어로 솔로 무비로 팬들의 기대감이 일찌감치 극에 달했다.

특히 마블 마니아들이 유독 많은 한국에선 개봉을 이틀 앞두고 사전 예매량이 20만에 육박하는 등, 마블 솔로무비 기록들을 차근차근 경신해 나가며 팬들의 짙은 관심을 입증했다. 과연 동계올림픽에 밀린 극장가에서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러닝타임 2시간15분. 12세 관람가. 14일 개봉.

 

‣ 골든슬럼버

착하고 성실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 모범시민으로 선정돼 유명세를 탄 그에게 고등학교 시절 친구 무열(윤계상)로부터 연락이 온다. 재회의 반가움도 잠시, 그들 눈앞에서 유력 대선후보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당황한 건우에게 무열은 이 모든 게 계획된 것이고, 건우를 암살범으로 만들기 위한 조직의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과연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은 무엇일까?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는 일본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거대한 권력에 의해 평범한 사람의 삶이 조작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쫓고 쫓기는 도주극 속 친구와 우정의 드라마를 더해 장르적 구분을 넘나드는 새로운 재미를 창조한다.

'믿고 보는 배우' 주연 강동원이 또 한 번 흥행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김의성 한효주 김성균 등 골든 조연 캐스팅이 신뢰감을 더한다. 여기에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광화문 세종로에서 폭발신을 촬영해 생생한 긴장감을 예고한다. 러닝타임 1시간48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양반들의 권력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가던 조선 헌종 14년.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는 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 받는 조혁(김주혁)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조혁과 권세에 눈이 먼 그의 형 조항리(정진영), 두 형제의 이야기를 소설 ‘흥부전’으로 쓰려 결심한다.

‘흥부’(감독 조근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한 영화다. 흥부라는 작가가 피폐한 주변을 바라보고, 세상을 깨닫게 돼 민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을 쓰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설날에 어울리는 사극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지난해 촛불혁명이 떠오르는 서사는 관객들의 공감을 극한으로 끌어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아직 그를 기억하는 팬들의 발걸음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닝타임 1시간45분. 12세 관람가.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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