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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골든슬럼버' 강동원 "부잣집 자식·차가운 이미지 슬퍼"

대한민국의 간판 미남 스타 강동원(37)이 어설픈 파마머리의 순진한 택배 기사로 분했다. 영화 '골든슬럼버'는 대통령 후보 암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김건우(강동원)의 도주극을 그린다. 도회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의 강동원이지만 영화 속 김건우는 조금은 답답할 정도로 순박하다. 이미지에 대해서라면 강동원은 할 말이 많은 배우였다.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강동원의 이야기 몇 개를 인터뷰에서 들었다.

 

 

연예인은 이미지가 전부다. 만들어진 이미지가 있나?

제일 만들어진 이미지는 내가 돈 많은 집 자식이란 거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니라고 아무리 얘길 해도 기사가 안 나더라. 어느 기자분께 여쭤봤더니 그런 거 써도 어차피 아무도 안 읽는다고 하시더라. 하긴, 그럴 것도 같다. 나는 유치원 도 돈이 없어서 누나한테 얹혀 다녔다. 아버지가 대기업 부사장이란 것도 이야기가 있다. 원래 중소기업 다니시다 회사가 합병되면서 대기업에 소속하신 거다. 그 후로 아버지가 일을 잘 하셔서 부사장 자리까지 올라가셨다. 그 회사가 그렇게 대기업도 아닌 것 같은데, 모르겠다.

 

차가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있다.

'뉴스룸' 출연하고 사람들이 날 차가운 사람으로 봤단 걸 알고 진짜 놀랐다. 기분이 되게 묘했다. 좋지 않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30년 넘게 똑같이 살았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대중들이 처음으로 좀 이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끝나고 주변에서 방송 반응이 좋다고 말해주더라. 그게 굉장히 슬퍼서 고등학교 친구한테 연락해 새벽 네 시까지 둘이서 술 마셨다. 여러 소통을 통해 나란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 사실 사람들이 내 팬이 아니면 인터뷰 다 찾아보지도 않는다.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보고 싶은 건 다를 수 있다. '골든슬럼버'의 김건우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미남' 역이 아닌데, 어떻게 연기했나.

모든 관객이 다 나의 멋진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을 배반하면 안 되지만, 관객이 기대하지 못한 모습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스타일도 아니다. 또, 그런 역만 하면 내가 재미 없어서 못 할 것 같다.

 

 

'골든슬럼버'는 강동원이 원맨쇼다. 혼자 두 시간을 책임진다.

어렵진 않았는데, 관객이 판단에 맡겨야 한다. 나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보통 영화 보면 '내가 왜 저렇게 했지' 하면서 거슬리는 지점들이 있다. 근데 이번엔 캐릭터도 좀 풀어져 있다 보니 그런 지점은 없더라. 단조로운 캐릭터인데, 단조롭지 않게는 만들지 않았나 싶다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을 읽고 리메이크를 하자고 제작사에 본인이 먼저 제안했다.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나.

권력에 부딪혀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의 얘기다. 그게 제대로 해결된 걸 현실에서 보진 못한다. 무죄 판결을 받고도 보상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갈증을 해소하고픈 생각도 있었다. 친구들 사이의 이야기도, 한국 정서인 '정'으로 끈끈하게 풀어낼 수 있겠더라.

 

'1987'도 '골든슬럼버'도 사회적 메시지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런 영화에 관심이 많은가?

예전부터 영화를 고를 때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공부하고, 사람들 만나면서 내 생각도 점점 자리 잡기 시작했고. 연기자는 뭘 하는 사람일까 고민을 계속하다 보니, 영화라는 게 결국 인간에 대한 얘기더라. 배우라는 직업이 결국 그 시대를 대변하고, 그 안에 깊이를 불어 넣는 사람이다. 사람을 위로할 수도,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87' 시사회 때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다.

그날 아침부터 그 사건의 당사자, 피해자분들이랑 모여서 얘기했다. 그때 교도관이었던 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이 자리에서 이한열 열사 어머님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시더라. 너무 사죄드리고 싶었다며, 30년 동안 이 얘길 하고 싶었다고 우셨다. 아침부터 너무 힘들었다. 그러고 극장에 갔는데, 당시 사건을 거친 분들이 많이 계셨다. 리액션이 다르더라. 신음 섞인 탄식이 흘러나오는데 너무 괴로웠다. 나중에 겨우 추슬러서 올라갔는데 감독님이 갑자기 우셔서 나도 못 참고 터졌다.

 

손해보는 걸 선택하는 쪽이라는 얘기를 예전에 했었다. '골든슬럼버'의 김건우도 같은 말을 한다.

너무 계산하면서 사는 사람한테는 '좀 손해보면 어때' 이런 얘길 하는 편이다. 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항상 손해보는 쪽을 선택하려고 한다. 내가 좋으면 손해봐도 상관없다. 그렇다고 '골든슬럼버'의 김건우만큼 억울한 일은 겪은 적은 별로 없다.

 

사람을 잘 믿는 편인가?

믿을 만한 사람은 믿는다. 내가 사람을 잘 안 들이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한 번 보고 바로 '이 사람은 옆에 꼭 둬야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땐 언제나 다 (예감이) 맞았다. 다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주변에 사람이 많진 않다. 계속 만나고,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는 사람은 다섯 명 정도 될까?

 

 

영화에서 한효주와 학창 시절 연인 사이로 나온다.

나랑은 촬영 분량이 많지 않았다. 뽀뽀 신이 첫 촬영이었다. 너무들 하지, 진짜. 딱 이틀 촬영하고, 추가 촬영 하루 더 했다. 호흡을 맞추고 이럴 시간이 없었다. 근데 워낙 프로시니까. 우리(강동원 본인과 김성균, 김대명)보다 대여섯 살 정도 어리시다. 성균이랑 대명이가 미안하다고 했다.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 LA'에 출연한다. 어떤 역인가?

수족관에서 일하는 서퍼다. 근데 서핑하는 장면은 하나도 없다. 재난이 났는데도 사람을 구하러 다니는 정의로운 캐릭터다. 한국 사람으로 나온다. 이제 3월에 (그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유럽에서 찍는다고 하더라. 개봉은 아마 내년 아닐까.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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