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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연대 총학생회장 출신 스타트업 ‘핸드허그’ CE0 박준홍

취향소비가 뚜렷한 MZ세대를 겨냥한 버티컬 커머스 시장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2015년 론칭한 스타트업 핸드허그는 크리에이터 기반 스타트업이다. 그래픽 크리에이터들의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플랫폼 젤리크루는 ‘넥스트 카카오프렌즈’로 주목받고 있다. 이외 스트리트 의류 브랜드 ‘아카이브 볼드’, 남성 짐웨어 브랜드 ‘스테저드’를 전개 중이다.

강남구 논현동 핸드허그 집무실에서 싱글남 CEO 박준홍(36)을 만났다. 일단 이채로운 이력이 눈길을 붙든다. 전남과학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2009년 연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운동권-비운동권의 케케묵은 갈등을 바꿔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학생권’이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서 출마해 학생들 정서에 맞게 중도적으로 일을 해냈다고 자평해요. 학생들 정서에 맞학내 복지와 등록금을 동결시켰고, 정치적인 목소리는 상황에 맞춰 냈고요. 이후 저희를 벤치마킹하는 대학 학생회가 많이 생겼죠. 정치권으로부터 제의도 많이 받았고요. 고민했죠. 하지만 정치를 하더라도 사회적 식견이나 경험이 필요하다고 여겼죠.”

홍보대행사에서 3개월간 인턴 활동을 하다가 스물일곱에 군입대했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 반도체사업부 전략기획팀에 근무하며 시나브로 창업을 꿈꿨다. 의기투합한 후배들과 함께 준비하는데 1년여가 걸렸다. 지금 시대 변화에 맞는 아이템,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을 좌표로 찍었다.

"콘텐츠는 질적, 양적으로 계속 성장할 텐데 머니타이징하는 게 별반 안보였어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높아지니 세계적으로도 잘될 거 같다는 판단에 2017년 SNS 기반 크리에이터 사업을 시작했죠. 디자이너, 크리에이터들을 묶어서 크루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젤리크루’를 론칭했어요. 그들과 일하면서 확신했던 건 정말 많은 이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싶어하고, 진입장벽도 낮아지고 있기에 경제적 가치로 잘 전환만 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 여겼어요.”

'핸드허그’란 사명은 콘텐츠 상품 사업을 하면서 소비자에게 따뜻한 온기가 전달됐으면 하는 의미로 지었다. 창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 유지하면서 성과를 내기는 만만치 않다. 모든 일이 그렇듯 피땀 눈물을 자양분 삼아 성장한다.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2018년 무렵, 벤처투자사 담당자가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않을 테니 폐업해라. 젊은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조언했다. 책임감과 자기확신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포기하면 10명 직원들의 생계는? 버티면서 밀어붙이면 한번 정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물음표와 느낌표가 치고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함께 출발했던 동지들은 하나 둘식 떠나갔다.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게 힘들었어요. 잠 못 이루면서 이별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도 사업의 일환인 것 같아요. 창립 5년이 지난 2019년이 됐을 때 전환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모델을 정립해나갔고. 여러 가설들 가운데 시장에서 통하는 하나를 발견했고, 뭔가를 찾은 거 같다는 확신이 번뜩 들었어요.”

고대부터 있어온 개념인 ‘귀엽고 예쁜 것’에 시선을 고정했다. 주문제작을 한다거나 정성 어린 상품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예쁘고 귀여운 상품을 원한다. 이런 니즈는 시대와 유행을 뛰어넘어 존재하며 경제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선 카카오와 라인프렌즈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기존 캐릭터 상품들보다 4배 정도 비쌌는데 불티나게 팔렸다. 디자인 측면에서 트렌디하면서 예쁘고 귀여웠기 때문이다.

박 대표 역시 그 무렵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한 평짜리 매대를 받아서 크리에이터 상품을 유통시켜 봤다. 전체 매디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이 한 주 동안 발생했다. 이들 상품이 단순히 굿즈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덕트임을,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그러면서 버티컬 플랫폼 젤리크루가 탄생하게 됐다.

2019년 폐쇄적 운영 방식을 완전 오픈형으로 바꿨다. 전에는 소수의 크리에이터들 모아서 우리가 큐레이션 했는데 지금은 기초 조건만 통과하면 누구나 입점해서 판매할 수 있다. 무난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부터 하늘만 찍는 크리에이터 등 각양각색이다. 젤리크루란 집단지성의 색깔을 뚜렷이 보여주는 상징이다.

매년 함께 작업해오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정산을 해주는데 최근 1억원 이상 받은 이들도 생겨날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들 역시 자신의 창작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는 중이다.

현재 1020세대를 겨냥한 문구, 잡화류 위주의 저렴한 상품들을 생산하고 있는데 단가 높고 다양한 카테고리에서도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에 향후 보다 다양한 귀엽고 예쁜 상품 생산을 꿈꾼다. 더불어 젤리크루를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플랫폼으로 만드는 게 당면한 목표다. 온라인으로도 서비스 개발을 준비 중이고. 오프라인에서는 현재 직영점이 7개인데 1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5년 동안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사업 만들고 기능하는지 점검하는 단계였다면 지금은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게 제 역할이겠죠. 충분한 보상과 성장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 더 강력한 사업모델 구축이 숙제죠. 채용이나 조직문화가 연동될 수 있는 보상(경제적이든 포지션 면이든)을 어떻게 할지에 집중하고 있어요.”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

용원중 기자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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