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상경은 그간 많은 작품에서 형사 캐릭터를 맡아온, ‘형사 전문 배우’다. 오는 3월7일 개봉하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에서는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네 번째로 형사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끈다. 과거 그가 연기했던 형사 캐릭터엔 어떤 인물들이 있는지 되돌아 봤다.

 

‣ 살인의 추억 - 서태윤 역

김상경이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맡은 건 1980년대의 실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다. 고문과 미신을 믿는 구시대적 시골 형사 두만(송강호)과 반대로 과학수사로 범인을 쫓는 엘리트 형사 서태윤으로 분했다. 살인마를 잡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올 정도로 열의가 있고, 가장 냉철한 시각으로 수사를 하던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범인에 대한 증오를 쌓아가고 나중엔 “두들겨 패서 자백을 받아내자”며 점점 감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많은 공감을 샀다.

 

‣ 몽타주 - 청호 역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이후 꼬박 10년 만에 ‘몽타주’(2013)로 형사 역할에 복귀했다. 영화는 15년 전 유괴범이 사라지고, 공소시효가 끝나기 며칠 전 또 다시 15년 전과 동일한 범죄가 되풀이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상경은 15년 간 미제 유괴사건에 인생을 건 형사 청호로 변신한다. 또 한 번 우직하고 열의 넘치는 ‘정의로운 형사’ 모습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그는 당시 “‘살인의 추억’ 이후 더 잘할 수 없을 거라는 부담감에 여러 형사 역할을 고사했다. 이 작품은 마음에 들었고 덕분에 10년 만에 한을 풀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 살인의뢰 - 민태수 역

‘몽타주’로 10년 만에 형사 캐릭터로 변신한 김상경은 바로 연달아 ‘살인의뢰’(2014)에서도 다시 한 번 형사로 변신했다. 베테랑 형사 태수로 변신한 그는 극 중 우연히 잡은 뺑소니범(박성웅)이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임이 드러나지만, 마지막 희생양이 동생 수경(윤승아)으로 밝혀지면서 겪는 심리적 불안함을 멋지게 표현했다. 이 전까지는 우직한 형사의 모습이었다면, ‘살인의뢰’에서는 형사로서의 자각과 동생을 아끼는 오빠의 모습 사이에서 고뇌하는 현실적 모습을 그린다.

 

‣ 사라진 밤 - 우중식 역

김상경이 다시 한 번 형사로 돌아오는 ‘사라진 밤’은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사라진 시체를 두고 벌이는 단 하룻밤의 강렬한 추적 스릴러다. 아내를 죽인 남편과 남편을 몰아붙이는 형사의 팽팽한 신경전을 중심으로 사건이 펼쳐진다. 그간 전형적인 실제 형사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반면, ‘사라진 밤’에서의 김상경은 허술한 듯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냉철한 판단으로 임팩트를 준다. 그는 이번 캐릭터에 대해 “이런 형사는 처음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극을 끌고 가는 인물로, 우중식이란 인물에게만 집중하셔도 러닝타임이 금방 지나갈 것이다”라며 역할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사진=각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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