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23일 개막하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4번째 긴급사태가 발효됐다.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이 염려되지만 국내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국내 스포츠가 위기를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4단계로 격상했다. 이틀 연속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되면서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이 2명까지 가능하고 3인 이상 모임은 금지된다. 또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만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는 모두 무관중으로 열어야 한다.

지난해 일부 프로스포츠가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이 어느 정도 관중을 받아왔다. 신규 확진자 수가 300~700명대를 유지해왔고 정부의 마스크 대책도 바뀔 예정이어서 프로스포츠는 더 나은 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위기는 순식간에 찾아왔다. 타이밍도 좋지 않다. 보름 남은 도쿄올림픽과 함께 스포츠 붐을 일으킬 수 있는 시기에 코로나19 재확산이 다시 한번 터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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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월 13일부터 2주 동안 수도권에서 열리는 경기는 관중 없이 치른다”며 “10일과 11일 수도권 경기가 우천 등으로 취소돼 12일 월요일 경기가 열려도 관중은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단에서는 확진자가 2명 발생해 이날 잠실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경기가 취소됐다. 무관중을 걱정할 게 아니라 선수단의 건강이 더 염려되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

프로야구 수도권 무관중 조치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홈인 잠실구장, 키움 히어로즈의 홈인 고척스카이돔 등 서울 팀 홈경기와 인천 SSG랜더스필드(SSG 랜더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kt wiz)에서 열리는 경기는 관중 없이 진행된다. 다만 지방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에는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 KBO는 “1단계는 수용인원의 70%, 2단계 50%, 3단계 30% 비율을 지역별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상황은 축구도 마찬가지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30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아르헨티나,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프랑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방역 지침에 맞게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할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평가전 입장권 예매를 시작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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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은 수도권 9개 구단(수원 삼성, 수원FC, FC서울,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이상 K리그1), FC안양, 안산 그리너스, 서울 이랜드, 부천FC(이상 K리그2))의 해당 기간 경기를 방역 지침에 따라 무관중으로 전환했다. 다만 비수도권은 거리두기 1~2단계 수준인 만큼 허용된 관중 수용인원에 맞춰 기존대로 유관중 경기를 진행한다. 프로연맹은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도 격상되면 방역지침에 따라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1~16일까지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리는 2021 박신자컵 서머리그에 대해 지난 7일 무관중 경기 전환을 결정했다. WKBL은 애초 통영 시민 300명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통영시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8월 14일부터 컵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경우 무관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확진자가 늘어나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프로스포츠가 무관중 조치에 대응할 방법은 없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길 기다려야할 뿐이다. 올림픽 등 스포츠의 열기가 뜨거워질 예정이었던 이번 여름, 다시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들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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