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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플로리다 프로젝트'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더 아픈 이야기

만일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파스텔톤 포스터를 보고 극장을 찾는다면, 기대와 전혀 다른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 내내 장난꾸러기 꼬맹이들의 귀여운 일상이 나열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득 왠지 가슴 한편이 시큰해진다.

 


‘플로리다 프로젝트’(감독 션 베이커)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싸구려 모텔 매직 캐슬에 사는 귀여운 6살 꼬마 무니(브루클린 프린스)와 그의 친구 스쿠티(크리스토퍼 리베라), 젠시(발레리아 코토)의 무지개빛 장난이 가득한 일상을 조명한다.

영화는 오프닝에서부터 6살 난 꼬맹이들의 귀여움을 밝히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무더운 여름, 그늘에서 지친 채 하릴없이 쉬고 있던 아이들은 “새로운 차가 왔어”라는 말에 환호하며 조약돌만한 발을 옮긴다. 6살 특유의 호기심과 장난기, 귀여움이 모두 드러나는 신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신에서 아이들은 차에 침을 뱉으며 놀기 시작하는데, 차주의 일갈에 걸걸한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꽤나 당황스럽다.

여기서부터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외연과 함의에 널찍한 차이를 둔다. 영화의 서사엔 큰 중심은 없다. 단지 꼬마 애들의 장난기 넘치는 일상(그 장난은 가끔씩 도를 넘는다)을 순서대로 나열할 뿐이다. 가게 앞에서 5센트씩 구걸해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소소함부터, 모텔의 전기를 꺼버리거나 심지어 빈집에 불을 지르는 큰 사고까지 다양한 일상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나열된다.

 


이런 아이들의 일상은 사실 15세 이상의 관객들에게 현실감 없이 다가올 수밖에 없다. 너무 먼 과거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한 발짝 거리를 두고 그들이 어떤 사고를 저질러도 마냥 귀엽게만 본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프린스 오브 브로드웨이’ ‘탠저린’ 등을 통해 이 사회를 조명해 온 션 베이커 감독의 능력이 발휘된다. 감독은 아이들의 주변에 있는 어른들의 사연을 하나씩 얹으며 관객과 영화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그리고 귀여움 이면에 숨겨두었던 메시지를 살포시 꺼내놓는다.

홀로 무니를 키우는 싱글맘 핼리(브리아 비나이트)는 모텔 방세를 내기 위해 노상에서 향수를 팔고, 심지어 매춘까지 하기에 이른다. 또 모텔 관리인인 바비(윌렘 대포)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남들이 ‘쓰레기 구석’이라고 말하는 공간을 떠날 수 없음에 패배감을 느끼는 인물이다. 어린 아이들의 귀여움을 감상하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현실의 무게감이 관객들의 등 뒤를 엄습한다.

이런 어른들의 사연이 관객에게 슬며시 가닿으면서, 어느 순간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에 귀여움은 옅어지고 걱정이 들어찬다. ‘무니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금은 소떼를 보고, 시끄럽게 나는 헬기를 보고, 친구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으면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가 시간이 조금 흘러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져 눈물이 흐른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이렇듯 아이러니를 활용하며, 관객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메시지를 강렬하고 영리하게 전달한다. 영화의 배경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디즈니월드 옆 싸구려 모텔이라는 점도 그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 희망과 현실은 그만큼 가까이 있지만, 정작 하나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이 무겁고 칙칙한 메시지 위를 뛰노는 아역배우들이다. 특히 회색빛 현실을 파스텔톤 천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무니 역의 브루클린 프린스의 행동 하나하나는 경이로움을 전한다. 아무리 미운짓을 해도 미소 한 방에 모든 것을 녹이는 귀여움부터, 엔딩 시퀀스에서 아동국 직원을 피해 친구 젠시에게 가 “너는 내 단짝인데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몰라”하며 우는 장면까지 세기 힘들 정도로 복합적인 감정을 훌륭히 연기해 낸다.

러닝타임 1시간51분. 15세 관람가. 3월7일 개봉.

 

사진='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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