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호주 시드니의 한적한 공원 잔디밭에서 지인들과 어울려 영화를 보곤 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하나 둘씩 모여든 이들은 각자 준비해온 매트를 펼친 채 바게트 샌드위치와 과일, 놀랄 만큼 저렴하면서 풍미 좋은 호주와인을 먹고 마셨다. 꽉 닫힌 극장에선 느낄 수 없는 감흥의 순간이었다.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감상했던 ‘영화의 추억’을 서울에서 체험할 수 있게 됐다. 6월10일부터 26일까지 매주 금~일 오후 8시 북서울 꿈의숲에서 야외 상영회 ‘꿈의숲 시네마: 아트&라이프’를 개최한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영화 속 삶과 예술’을 주제로 예술이 우리 삶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감동과 웃음으로 녹여낸 다양한 장르 영화 9편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초여름 밤, 자연과 예술이 하나되는 공간에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음악을 주제로 한다. 10일 ‘비긴 어게인’은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룬5의 애덤 리바인이 부른 노래와 음악에 대한 주인공의 순수한 열정이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17일 ‘마지막 4중주’는 인생과 연주를 빗대어 전달하는 메시지가 잔잔한 여운을 전달한다. 24일에는 인디밴드 멤버들의 좌충우돌 데뷔 여정을 그린 유쾌한 ‘프랭크’가 상영된다.

 

영화 '시네마 천국' 스틸컷

매주 토요일의 주제는 가족이다. 11일 일본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은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주인공의 성장영화다. 18일 다큐멘터리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는 음악의 힘이 어떻게 베네수엘라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며 기적을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25일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음악 천재 경민이와 변두리 피아노 학원 선생님 지수(엄정화)가 만나 펼치는 감동 휴먼드라마다.

매주 일요일에는 예술 주제 영화를 선보인다. 12일 ‘시네마 천국’은 개봉 30여년이 지났음에도 세대를 뛰어넘어 감동을 지핀다. 엔니오 모리꼬네의 영화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19일 ‘지미스 홀’은 거장 켄 로치 감독 작품으로 한 남자의 감동적인 실화를 유려한 연출로 이끌어낸다. 26일 ‘아티스트’는 21세기형 흑백 무성영화로 2012년 아카데미시상식 5개 부문을 휩쓸었다.

문의: 꿈의숲아트센터 http://www.dfac.or.kr 02)2289-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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