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유럽 축구를 제패했다.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가른건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과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의 '우승 DNA'다.

로이터=연합뉴스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이탈리아가 연장전 1-1 이후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는 60년 만의 첫 유럽 정상 등극에 실패했고 이탈리아는 53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양 팀의 우승 향방을 가른건 승부차기였다. 이탈리아는 돈나룸마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진 반면 잉글랜드는 3, 4, 5번째 키커로 나선 래시포드와 산초, 사카가 실축하며 우승을 헌납했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은 악수가 된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승부차기 도박'을 비판했다. 베테랑들을 대신해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큰 부담을 안겼다는 것이다. 감독의 경험 부족이 거론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로 뛰었던 유로 1996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해 결승에 실패한 과거가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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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치니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수많은 결승과 우승을 경험한 반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두 감독의 경험 차이, 그리고 '우승 DNA'의 차이가 마지막 한끗 차이를 갈라놓았다.

만치니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 UC삼프도리아 소속으로 1990-91 시즌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외 코파 이탈리아,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유러피언 컵 위너스컵 등을 팀과 함께했다.

감독으로서도 우승 경력이 많다. 세리에A 피오렌티나와 라치오에서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차지했고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인터밀란 감독직을 맡으면서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경험하며 명장으로 올라섰다. 이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2010-11시즌 FA컵 우승, 2011-12 시즌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터키 갈라타사라이에서도 컵대회 우승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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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게이트 감독도 현역 시절 우승을 경험하긴 했다. 아스톤빌라와 미들즈브러에서 FA컵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우승 경험은 잉글랜드 U-21팀의 툴롱 토너먼트 우승컵 뿐이다. 성인팀을 지휘한 지난 2016년부터는 2018 월드컵 4강이 최고 성적이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선수와 감독, 팀이 가진 우승 DNA를 결정적 승부를 가르는 요소로 꼽는다. 그만큼 경험과 자신감이 주는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두 번의 뼈아픈 승부차기 실패를 맛본 사우스게이트 감독. 그러나 잉글랜드 팬들의 믿음은 그리 나쁘지 않다. 월드컵 4강, 유로 2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이끌어냈다. 그가 다음 메이저대회에서는 실수를 발판삼아 '신의 한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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