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저녁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탈락한 뒤 팀 동료인 노선영(29)을 탓하는 듯한 인터뷰를 한 김보름(25)·박지우(20)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국민청원 참여자가 청원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4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홈피

20일 오후 1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 글에는 38만8884명이 동의한다는 서명을 남겼다.

청원을 제안한 사람은 “오늘 여자 단체전 팀추월에서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팀전인데도 불구하고 개인의 영달에 눈이 멀어 같은 동료인 노선영 선수를 버리고 본인들만 앞서 나갔다. 인터뷰는 더 가관이었다. 이렇게 인성이 결여된 자들이 한 국가의 올림픽 대표 선수라는 것은 명백한 국가 망신이다. 오늘 사건을 계기로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대 자격 박탈 그리고 올림픽 등 국제대회 출전 정지를 청원한다”고 적었다.

이어 “빙상연맹의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를 엄중히 밝혀내 연맹 인사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철저한 연맹 개혁의 필요성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팀추월 경기는 팀을 구성하는 3명의 선수가 함께 달리고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가 정해진다. 따라서 3명의 선수가 호흡을 맞춰 함께 기록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므로 동료들을 배려하는 게 기본이다.

전날 경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는 뒤에 노선영을 멀찍이 떨어뜨린 채 한참을 앞서 달리는 이례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결국 한국팀은 3분03초76으로 8개 팀 중 7위를 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인터뷰는 논란을 증폭시켰다.

 

사진=SBS뉴스 캡처

김보름은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우리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온 것 같다.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가 (기록으로) 찍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 박지우는 “작전의 실패다. 나랑 (김)보름 언니가 욕심을 낸 것 같다. 솔직히 이렇게 벌어질지 몰랐다. 월드컵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부진한 성적을 노선영 선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이 SNS에 퍼지면서 비난 여론은 폭발했다.

또한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있는 노선영에게 한 마디 위로의 말도 건네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버린 장면은 대표팀 내 ‘왕따’ ‘(한체대)파벌’ ‘불화’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전 시청자에게 또렷하게 각인됐다.

2016년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남자 쇼트트랙 선수 노진규의 누나인 노선영은 빙상연맹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뻔 했다가 러시아 선수 2명이 대회에 불참하면서 극적으로 대표팀에 다시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노선영은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 당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고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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