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정성화는 '비틀쥬스'의 가장 힘든 점으로 체력을 꼽았다. 준비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했다. 또한 끊임없이 대사를 하고, 그로테스크하고 파워풀한 넘버를 소화하고자 목을 긁으며 노래하기도 했다. 여기에 보는 관객들은 모르지만 의상과 가발도 수시로 바꾼다고 한다. 정성화는 스스로를 "고생 전문 배우"라고 소개하며 '비틀쥬스'에 요구되는 육체적 강도에 혀를 내둘렀다.

"처음 이 작품 런스루했을때 얼굴이 하얗게 질렸던 기억이 있어요. (같은 역의) 유준상 형님도 마찬가지였죠. 제가 나이가 40대 후반인데 이 역할은 20대 청년이 해도 비슷할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계속 연습하다보니 스태미너도 올라가더라고요. 지금은 무리없이 공연을 해요. 대신 끝나고나면 말도 못하게 지쳐요. 준상이 형도 저도, 열심히 약 먹으면서 관리하려고요(웃음)"

'비틀쥬스'는 분명 유쾌한 작품이지만 삶과 죽음을 소재로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다. 무대 위 배우로서 당연히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특히 정성화는 코미디에 대해, 그리고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가장 이상적인 코미디 뮤지컬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것이 약속에 의해서, 장치에 의해서 웃기는 작품이죠. 전 코미디 연기의 가장 중요한 점이 약속이라고 생각해요. 극적인 장치에 의해서 웃길 수 있고, 인물로서 다가가는게 고급스런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저 개인이 나온다던가 하는건 선호하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비틀쥬스'는 가장 진보된 뮤지컬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또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게 두려워서 너무 슬퍼하거나 그 이후의 세계 때문에 이 삶이 불행하면 안되겠구나 싶더라고요. 죽음을 받아들이면 더 행복해지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지만 더 희망적으로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지금 팬데믹 상황에서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작품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어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비틀쥬스'는 예정보다 2주 정도 개막이 늦춰지면서 그만큼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도 짧아졌다. 정성화는 앞서 같은 역의 유준상이 "60세까지 하고싶다"고 욕심을 드러낸 것에 고개를 끄덕이며 두 번째 시즌을 기대한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전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에요. 저도 60세까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그런 각오로 하고 있어요. 그때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또 시즌2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젠가 제대로 된 무대를 또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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